오늘 아침에 왠지 눈을 뜨는 순간이 너무도 행복하게만 느껴졌다.
백선 바오로의 집의 천사들을 만나러 가기 때문일까? 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깨끗한 아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들뜬 것일 것이다.
처음에는 어떻게 대해야 좋을까 새삼 걱정이 되었다. 이곳에는 정신지체아 친구들이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내가 혹시 실수해서 그 친구들에게 상처나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때문이다.
방에 가보니 나와 같은 또래도 있고, 더 나이가 많으신 분도 계시고, 더 어린 친구들도 있었다. 어린 친구들을 보니 천사 같았다. 아무런 생각없이 내가 반가워서 『언니』하고 쫓아 다니는 친구들, 이것저것 하자고 나를 끌고 다니는 친구들,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자꾸만 자기 옆에 앉으라고 하는 친구들…
또래 친구들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지만 나이 많으신 분은 특히 우리가 맡은 방인 이슬반에 더 많이 계셨다.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손을 내밀어 나를 맞아 주시던 모습…, 피하려만 했던 내 모습이 부끄럽다.
좀더 그분들과 대화하고 어울렸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과 놀고나서 청소를 열심히 하고 는 다시 친구들과 놀게 되었다.
열살인 소영이라는 귀여운 꼬마친구가 있었다. 그 아이는 다른 친구들이 잘 데리고 놀아서 그때서야 놀아주게 되었는데 나이에 비해 너무도 작은 몸집, 말도 못하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듯 하였다.
몇 개월된 아이마냥 웃고 있는 그 애를 보고 있으니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하느님께서 주신 이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뇌에 장애가 생겨 그처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지금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나를 새삼 되돌아보게 되었다. 삶이 힘겹게만 느껴졌었는데도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으면서도 너무도 밝게 살아가는 그들을 보니 내 자신이 부끄러웠고 세상을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천사들과의 시간이 좀 힘들긴 했지만 너무도 즐거웠다. 떠나려는 나를 붙잡고 섭섭하고 아쉬운 눈으로 바라보던 그들…
언젠가는 천사들의 앞길을 환히 밝혀줄 수 있는 등불로서 다시 한번 이곳에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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