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불교나 개신교 친구들이 많아 가끔 종교, 구원의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하곤 합니다. 글러 때마다 항상 자기가 믿는 종교를 통해서만 구원을 받는다는 언쟁으로 끝나곤 합니다. 저도 가톨릭 신앙을 통해서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다른 종교인들은 구원을 못받는지요. 그러면 다른 신을 믿는 종교인들은 무조건 개종을 해야 하는 것인지요. 다른 종교에 대해서 교회는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합니다.
【답】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여러가지 중에서 어떤 한가지를 선택하도록 할 때 많은 갈등과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차라리 결정을 내려서 이것 또는 저것을 하도록 하라고 정해주는 것을 편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인생의 진리를 논하는 종교에 있어서 이러한 어려움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국민의 기본 권리로 보장되어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종교를 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종교의 가르침을 충분히 이해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하지만 모두가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것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진리를 가르친다고 하는 종교인들이 다른 종교와의 관계를 경쟁과 대립의 관계로 파악하여 타종교를 비방하는가 하면 자신의 종교를 과대선전하기도 하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의 기회를 갖기 어렵게 합니다.
교통이나 통신이 발달되지 못해서 각 나라들의 교류가 적었고, 고립된 상태로 살던 시대에는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문화나 종교만이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활발하게 교류를 가지게 되고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가톨릭 교회에서도 이제는 우리 교회 안에만 구원이 있다고 하는 식의 사고방식을 버리게 되었고, 다양한 종교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이해하고 그분의 구원 계획을 온전히 다파악한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올바른 종교인의 태도는 자신들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구원 문제를 가지고 논쟁하는 것과 서로간에 아무런 이득이 되지도 못하는 상호 비방을 중지하는 것입니다. 물론 종교는 자기의 올바른 가르침을 위협하는 이단을 경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토론이나 상호 비방을 통해서 해나가기보다는 자기 종교가 주장하는 세상에 대한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함으로써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단은 어떤 의미로 기성 종교들이 타성에 젖어서 자기들의 가르침을 제대로 살지 못할 때 그 틈바구니를 통해 세력을 떨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기성 종교들이 이단에 대해 사회에 책임을 느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종교의 본래적인 정신을 되찾도록 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종교를 통해서 얻기를 바라는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도들 역시 상호간에 비방을 일삼기보다는 자기가 그러한 신앙을 통해서 누리고 있는 참 평화의 방법이나 종교의 가르침을 나누고 서로 이해해주는 태도를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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