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마티아가 사진기를 가지고 올라왔다. 사진을 찍고 아래층에 내려오니 주교님께서 우리 승합차를 타고 기다리고 계셨다.
상당히 큰 음식점으로 우리 일행을 모두 데리고 가셨다. 「쏴뉴러」라고 하는 음식인데 얇게 썰은 차동백이를 물에 데쳐서 먹는 음식이었다. 중국음식은 주로 기름기가 많아서 한국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좋아하는 이 음식을 시켜주신 것이다. 우리 일행 여덟 명. 신학생과 데레사의 딸 마리아, 그리고 장회장님과 운전기사까지, 주교님과 경리 신부님 열 네명이 함께 둥근 식탁에 앉아서 두 시간 넘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의 신부님들이 중국에 와서 선교를 할 수 있는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아직까지는 특별히 합법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밤늦게 호텔로 돌아와서 마지막 밤을 지내게 되었다. 지난 열흘 동안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모든 은혜에 대하여 감사드리며 잠자리에 들었다.
열 하루째 날(3월 22일, 월)
아주 오랫만에 맑은 날씨다. 10시 비행기를 타기 위하여 우리 승합차자 8시30분 쯤 호텔에 도착하였다. 부지런히 준비하여 비행장에 나갔다. 장회장님과 신학생이 끝까지 우리를 도와주었다. 한 시간 반 날아 와서 김포 비행장에 내리니 또 많은 회장님들이 마중나와 기다리고 계셨다. 모두가 고마우신 분들이다.
글을 끝내면서
이렇게 열흘 동안 저는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중국 땅에서 살고 있는 가난한 우리 동포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100여 년 전에 간도 당으로 살 길을 찾아 나선 우리 선조들의 후손들이었습니다. 또 그들 가운데 상당수가 일제 시대 우리나라를 되살리기 위하여 독립군으로 활약하였던 애국자들의 후손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들은 조국을 잊지 못하고 언젠가는 부모님들의 땅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염원을 가지고 살고 있었습니다.
한 민족 한 동포라고 하는 사실을 그들은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특별히 우리가 살고 있는 남조선에 대하여 큰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겨레 복음 선교회의 활동을 보다 많은 신자들이 함께 하여 주시기를 청하면서 저의 이 글을 마칩니다. 관심을 가지시고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지금까지 글을 기고해 주신 김승훈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엔 지철근(도마) 연길교회 회장이 보내온 「북간도 천주교회사」가 게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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