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태어난 느낌입니다. 올바로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다시 하게 돼요』
본당에서 마련한 본명축일 행사에 얼떨결에 참석해 조그만 선물을 받아들고 교우들의 뜨거운 박수까지 받고 난 박순자(63) 할머니는 행사를 마치고도 얼굴에 가득 담은 웃음을 지울 줄 몰랐다.
서울대교구 아현동본당이 매달 첫째주일 교중미사 중에 갖고 있는 「나의 축일 미사」행사는 잔잔한 감동의 장이다. 9월로 만 1년을 맞은 「나의 축일 미사」는 그 달 안에 본명축일이 있는 신자 모두를 주일미사에 초대해 본당공동체 전체가 함께 축하하고 기뻐해주는 자리로 자리매김되어 오고 있다.
지난해 9월 본당 주임 오기오 신부가 부임하면서 시작된 이 행사는 본당 공동체를 이루는 중요한 한 축인 대부모·자녀의 관계를 보다 돈독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본당에서는 교적을 통해 오는 달 중에 축일이 있는 신자들의 명단을 파악해 가장 쉽게 봉 수 있는 곳에 붙여 당사자 뿐 아니라 그를 아는 이들의 관심을 은근히 호소한다. 아울러 본당은 엽서의 축일을 맞은 이들 하나 하나에게 띄워 행사의 뜻을 알린다. 1년을 넘기며 아현동본당에 교적을 둔 이들 중 「나의 축일 미사」초대엽서를 받아보지 못한 이들은 하나도 없게 됐다.
교중미사 중에 열리는 이 행사 중 축일자들은 본당에서 마련한 조그만 선물과 꽃 등 물적 선물을 비롯해 이 보다 더 의미있는 본당 공동체 모두의 축하와 신부의 안수를 받는다.
초기에는 이런 행사를 처음 접하는 고령의 신자들이 어리둥절해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낳기도 했다.
9월 5일 오전 「나의 축일 미사」에 할머니 아빠 등 가족들과 함께 참가해 축하를 한껏 받은 이날 주인공 중의 막내 구도연(소피아·4)양도 『좋아요』라는 말과 함께 즐거운 표정을 떨치지 못했다. 아버지 구명선(바오로·29)씨는 『이런 행사를 통해 신앙이 새로워짐을 느낀다』며 『본당 공동체가 점점 활기를 띠어가고 있는 가운데 더 열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지난해 처음 시작할 때 50명 안팎의 축일자가 참가하던 이 행사에는 요즘들어 100여명이 넘는 신자들이 참여하는 등 꾸준히 발전한느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신부는 『이 행사를 통해 적잖은 냉담자들이 다시 교회를 찾고 있다』고 설명하고 『신자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통해 신자들이 신앙을 새롭게 하고 본당 공동체 모두가 보다 끈끈한 관계를 맺는 전환점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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