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초등학교 5학년인 큰 아이가 3학년때 영세를 했는데 자기 스스로 가고 싶어서 간 적이 드웁니다. 작은 아이는 4학년인데 아직 영세를 안했지만 열심히 다닙니다. 주일학교와 어린이 미사도 데리고 가 보았지만 큰 아이는 억지로 앉아 있는 것 같습니다. 주위에서는 억지로라도 참석을 시키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지요?
【답】현대의 산업 사회에서는 일반 교육뿐 아니라 신앙 교육에 있어서도 부모와 가정의 역할이 거의 사라지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교육에 있어서 가장 일차적인 책임자는 부모와 가정이라고 이론적으로 가르치고 있지만 많은 경우 학교 교육은 교사와 학교가, 신앙교육은 주일학교 교사와 성당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을 너무 전문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생각해야만 부모들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의 경우도 두 자녀 사이의 관계는 생각하지 않고 단지 5학년과 4학년 아이로만 취급을 하고 계시는데 이렇게 대할 경우 왜 자녀들이 서로 다른 반응을 나타내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집단적인 교육을 시도할 때는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성향이나 가정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모두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5학년이라고 하더라도 자녀가 하나밖에 없는 가정에서 자라난 경우와 여러 형제들 속에서 자라나서 동생이 있거나 막내인 경우가 각각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나 가족들로부터 어떠한 대접을 받느냐에 따라 비록 나이가 어리다고 할지라도 어른스럽게 행동하거나 또는 나이를 먹었다고 하더라도 미성숙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지금 대체로 주일학교에서 시도하고 있는 교육방법 역시 이러한 가정 안에서의 역할에 대한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그 나이에 따른 성숙도만을 따져서 학년에 따른 일률적인 교리 교육과 유희 등을 진행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다 보면 집에서 장남이나 장녀로서 어른스럽게 자란 아이들은 간혹 같은 또래들보다 어른스러운 태도를 갖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구나 동생과 같이 교리 교육을 받을 경우 이러한 어른스러움은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고 형의 경우에는 동생보다 점잖을 빼느라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주일학교 방식을 유치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일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아이가 주일학교를 기피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윽박지르면서 타박을 할 것이 아니라 가끔 부모가 어른 미사에 함께 동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또 주일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마음에 드는 지를 물어보고 그러한 경우에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 되겠는가 생각해보도록 유도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주일학교에만 무조건 의탁하실 것이 아니라 부모들께서 자녀들의 성향에 따른 반응을 파악하시고 주일학교 교사들이 올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조언과 지도를 해 주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