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성월을 맞아서 교회는 순교자들의 유해를 두고 경배를 하거나 입을 맞추고 더 나아가서는 그 유해를 가지고 강복을 하는 등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많은 신심행위를 합니다.
단순히 순교자 성인뿐 아니라 전체교회는 이런 성인의 유해를 가지고 여러 방법으로 신앙을 고취시켜 왔습니다. 교회는 이런 성인 유해 공경을 의무화하여 신자들에게 강요하지는 않으나 중요시 여겼으며, 동방이나 서방의 전례 모두가 이를 전례의 형식을 갖추어 신자들에게 도움을 주어 왔습니다.
중세에는 성지순례를 하거나 성인들의 묘소를 찾아가거나 하는 것이 보속 행위의 대표적인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성인들의 유해공경은 중세시대에는 지나칠 정도로 발전이 되어서 트렌트 공의회는 교회의 전통에 맞추어 유해공경을 할 것을 명령하기도 합니다(25회기).
왜냐하면 중요한 성인들의 유해를 절도하기도 하고 매매하는 상황도 생겨났으며 더 나아가서는 성인 유해의 공경이 신앙의 모든 것인 것처럼 착각하는 풍조와 함께 기복신앙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전례헌장 111항에서 성인들의유해를 공경하는 것은 그 유해에 대한 의미 보다는 그 성인의 인격과 신앙을 존경하는 것이라고 우리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교회는 유해 공경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우선 유해는 그 진위성을 분명히 인정할 수 있는 교회의 책임자에 의해 문서에 의해서 입증이 되어야 다른 신자들 앞에서 공적으로 공경을 받는 예식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누군가가 유해를 가짜로 만들거나 매매를 할 경우에는 그 자체로 파문의 제재를 받게됩니다.(1917년 법전 2326항).
더 나아가 1983년 법전에서는 유해의 주인이라 할지라고 유해를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1190조 1항).
또한 이 유해는 교회의 유물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유효하게 양도하거나 어느 장소로 이전하여 고정적으로 보관하려면 사도좌의 허락을 받다야 합니다(1190조 2항).
교회가 이처럼 교회법전에도 유해 공경에 관한 규정을 넣은 것은 그릇된 신심행위를 방지하여 성인들의 신앙이 정통 교회와 일치하는 가운데서 발전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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