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노인네 영정 사진은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지.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 오는 거 아니겠어. 나도 한 번 환하게 웃으며 찍어볼까. 허허허.”
9월 30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동작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익환)의 한 강의실. 한껏 멋을 낸 어르신들이 영정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영정 사진이라는 어두운 이미지와는 달리 어르신들의 표정에는 오히려 여유와 희망의 묻어났다.
이주현(엘리사벳·74)씨는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오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강의를 듣고 나서는 하루하루 사는 게 여유롭고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이날 영정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인 20여 명의 어르신들은 한화손해보험과 함께하는 어르신 죽음준비프로그램 ‘하늘소풍준비하기’ 수강생들.
하늘소풍준비하기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어르신들이 죽음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삶에 대한 바른 의미를 찾고 남은 인생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
이들은 매주 화요일, 목요일 하늘소풍준비하기에 참여하며 죽음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체득하고 있었다.
하늘소풍준비하기는 죽음 자체를 생각하고 준비시키기보다 남아있는 삶을 어떻게 최선의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죽음은 현재의 삶의 연속적인 측면이며 현재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할 때 죽음을 보다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 이후의 인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 적인 시각에서 접근한 프로그램이어선지 현재 수강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문강사의 수준 높은 강의는 물론 자서전쓰기, 장수사진 촬영, 장묘시설 견학, 유언장 작성 등의 체험 중심 수업은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높였다.
추혜송 팀장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의 죽음 불안태도를 사전·사후로 비교해본 결과 사후의 죽음 불안태도가 감소됐고 우울증도 다소 감소시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며 “준비된 죽음은 인간의 존엄성을 느끼게해주는 동시에, 현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만큼 전문화된 죽음 준비프로그램은 어르신들께서 꼭 거쳐야 할 중요한 과정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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