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님 사랑합니다.”
장병들의 굵은 목소리가 성당을 가득 채웠다.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에게 전하는 애교 섞인 목소리다. 교구장은 인자한 미소로 장병들에게 화답했다.
이어 가톨릭문장이 새겨진 전투복과 지휘봉을 전달받은 유 주교는 “기쁨, 기쁨, 기쁨의 마음을 금할 수 없고, 군인 장병 여러분들은 가정과 국가, 세계의 희망”이라고 격려했다.
유 주교는 지난 3일, 착좌 후 첫 군인주일을 맞아 경기도 파주 전진본당(주임 최장민 신부)을 방문,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장병들과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미사에는 군종교구민 외 서울 반포본당, 의정부교구 일산지역 코스모스회, 인천 상3동본당 신자 등이 참례해 군인주일의 의미를 함께 나눴다.
유 주교는 특히 강론을 통해 “국가와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한국군이 나아가 진정한 평화를 주시는 하느님의 군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며 “한국전쟁을 기억하며 평화를 확산하기 위해 더욱 힘쓰고 우리 모두 믿음의 군인, 그리스도의 군인이 되고자 주님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미사 후 유 주교는 성당 앞에서 장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준비해 온 간식을 나눠주기도 했다. 어렵고 멀리 있는 어른으로 느껴졌던 교구장이 직접 나눠주는 간식을 받아 든 장병들은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선물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진본당 안영호(안셀모) 사목회장은 “주교님의 격려처럼 더욱 아름다운 본당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군인주일을 맞아 본당을 찾아주신 주교님께 감사하며, 우리 전진부대가 주님 안에서 더욱 강해져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유 주교는 군인주일 행사에 이어 판문점과 도라산 전망대 등도 방문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에서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동경비구역 내 JSA성당 축복식도 마련됐다.
유 주교는 “JSA성당이 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는 상징적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아울러 북한 주민들이 신앙의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주님께 자비를 구하자”고 당부했다. JSA성당은 천주교와 개신교가 함께 사용하던 기존 종교 센터를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