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본문 : 마태 22,13-14】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손과 발을 묶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바깥 어둠은 거룩한 덕이나 영광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들을 뜻합니다”(라오디케이아의 아폴로나리스 『마태오 복음 단편』 111).
아우구스티누스는 혼인 잔치에 입고 갈 예복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가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혹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혼인 잔치에 필요한 마음의 옷
“혼인 잔치에 필요한 옷은 몸에 걸치는 옷이 아니라 마음의 옷입니다. 그것이 겉에 입는 옷이었다면, 종들도 그것을 알아보았을 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혼인 잔치의 손님이 입어야 하는 예복은 무엇일까요? ‘당신의 사제들은 의로움으로 옷 입고’(시편 132,9)라는 말씀에서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도가 ‘우리는 옷을 입고 있으므로 알몸이 되지는 않을 것’(2코린 5,3)이라고 한 의로움의 옷입니다. 준비를 갖추지 못한 사람은 잔치의 주님에 의해 이런 식으로 발견되고, 많은 사람 가운데 하나로서 추궁을 당하고, 손발이 묶여 바깥으로 던져집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90,4).
자애의 옷을 입어야
“그러면 혼인 예복은 무엇입니까? 혼인 예복은 사도의 이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지시의 목적은 깨끗한 마음과 바른 양심과 진실한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입니다’(1티모 1,5). 이것이 혼인 예복입니다. 아무 사랑이 아닙니다. 양심이 바르지 못한 사람들도 서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함께 도둑질을 하는 사람들, 마술이라는 해로운 기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함께 경기장에 가 전차 경기나 맹수들의 싸움을 보며 소리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도 어떤 의미에서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랑은 깨끗한 마음과 바른 양심과 진실한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 아닙니다.
혼인 예복은 이런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1코린 13,1). 방언을 하는 어떤 사람이 들어와,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는 물음을 받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는 이렇게 말할지 모릅니다. ‘대신 나는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달았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도 있소.’ 그러나 그에게 사랑이 없다면, 그에게는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일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있으나 그리스도(‘그리스도께 대한 사랑’)가 없으니,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예언하는 능력’이 아무것도 아닙니까? ‘신비를 아는 것’이 아무것도 아닙니까? 이런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1코린 13,2)라는 뜻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90,6).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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