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뼈를 깎고 살을 나누는 행위 없이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제32회 군인주일인 10월 3일 서울대교구 남양주시 마석본당(주임=장춘호 신부)에서는 절절한 통일을 얘기하는 가슴 뭉클한 자리가 마련됐다.
마석본당이 북한을 탈출해온 탈북동포 가족을 초청해 연 이날 환영행사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이도 눈에 자주 뜨였다.
지난 93년부터 올해 초까지 4차례에 걸쳐 북한을 탈출해온 박수현(34)씨 가족 여섯 식구는 본당이 마련한 「귀순자 가족 환영미사」에서 난생 처음 자신들을 위해 기도해주는 신자들의 모습을 대하고 연신 감사의 말을 쏟아냈다.
성당 맨 앞줄에 마련된 자리에서 신자들과 주일미사를 함께 봉헌한 박씨 가족은 미사를 거듭하면서 어색함을 떨어내고 한가족이 된 양 얼굴에 웃음을 머듬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장춘호 신부가 개포동본당 보좌신부시절부터 알게돼 도와오던 박씨네 가족 모두가 6년만에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을 축하하고 본당신자들에게 북한의 실정을 생생히 전함으로써 남북형제가 하나되는 길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장신부는 『북한을 탈출해온 형제들이 전혀 다른 문화 속에서 상처를 입지 않도록 보살펴주는 것도 통일을 향한 한걸음의 발길이 될 수 있다』며 행사의 의미를 설명하고 『사회 일각에서 회자되는 탈북동포의 부적응 문제는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비롯된 것이며 곧 우리의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탙북동포에 대한 교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환영미사 중 강론시간을 빌어 북한의 기아실태 발표에 나선 아버지 박상운(62)씨가 전하는 북한의 현실은 그 생생함으로 신자들의 가슴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박씨는 『남한에서 는 끼니를 잇기 위해 그리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지만 북한의 경우 소금 1㎏을 사기 위해 100리길을 걸어갔다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참상을 전했다.
모든 음식을 반찬없이 소금 하나로 먹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땐 박씨의 눈에서도 눈물이 고였다.
그는 또 북한의 시장인 장마당에서 목격한 굶주려 죽은 아이들의 시체, 주민들이 기아에 못이겨 풀뿌리까지 캐먹음으로써 헐벗을 대로 헐벗은 북한의 산야 등 지난해 11월 북한을 떠나 오기 전까지의 현실을 담담하게 말했다.
마천본당 사목회 천인수씨는 『이 행사를 통해 한 본당에서 탈북자가 한 가정만 돌봐도 그들에겐 큰 격려가 될 수 있음이 새롭게 깨닫게 됐다』며 『탈북동포들이 어떻게 해야 욀 지 모를 때 삶의 방법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되어준다면 통일의 길에 다가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천본당 사목회 천인수씨는 『이 행사를 통해 한 본당에서 탈북자 한 가정만 돌봐도 그들에겐 큰 격려가 될 수 있음을 새롭게 깨닫게 됐다』며 『탈북동포들이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를 때 삶의 방법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되어준다면 통일의 길에 다가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신부는 『이같은 행사가 교회에 널리 확산돼 서로가 한 형제임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자주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히고 『하느님 몫, 이웃을 향한 몫을 나눌 수 있을 때 화해와 평화로 자주적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