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노동의 새벽」출간 이후 「얼굴없는 시인」이라 불리며 한 시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박노해(본명 박기평·가스팔)씨가 에세이집 「오늘은 다르게」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진보의 본성은 「변화」라고 전제한 뒤 『세상 만물은 시간의 흐름속에 존재한다는 것, 살아있는 모든 것은 ㅂ녀화한다는 것, 이 단순한 진리가 나에게는 눈물겨운 희망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오늘은 그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꽃도 같은 꽃이 아니다/사람도 같은 사람이 아니다/세계의 끝간데까지 한바퀴 돌아온 자리/무너질 것 무너지고 깨어질 것 다 깨어져/처음처럼 허허로이 일어서는 사람/다시 처음이다』(「오늘은 다르게」중에서)
이같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은 이 책에 실린 「살아있으라, 살아있으라」에서 그 궤적을 따라가볼 수 있다. 정신적 버팀목이 되었던 사회주의 붕괴와 끝이 보이지 않는 무기징역의 나날, 감옥에서 겪은 실명의 우기는 그의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그것은 곧 그의 사회주의 이론과 세계관, 행동지침이 되었던 모든 사상들을 새롭게 다질 수 잇는 계기가 됐다.
그의 「변화」는「운동」과는 거리가 먼 신세대들과 친밀한 그의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수감시절 박씨는 옆방의 소년수들을 스승 삼아 신세대가 될 수 있었다. 그는 서태지의 노래를 부르며 춤추는 소년수들의 몸짓, 표정을 따라하며 다음 세대와 만나는 연습을 했다고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해냄/304쪽/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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