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명·유전공학의 기술발전으로 유전자 조작, 변형이 가능해지고 이로 인해 새로운 생명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변종이 생겨남에 따라 제2의 창세기(The Second Genesis)를 맞기라도 한 양 야단법석이다.
창세기에서 문제되는 창조라는 개념은 무로부터의 창조라는 의미를 가지며 오직 전지전능한 신만이 이런 권능을 갖는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이미 존재하는 요소들을 이러저리 재구조화하는 것은 창조가 아니라 구성이나 조합일 뿐이다. 우리의 용어법에서는 발명 중 독창성이 강한 경우에 창조라는 말을 쓰기도 하나 이는 단지 비유적인 의미일 뿐이다.
유전공학은 의료, 제약, 농업, 식품산업, 환경보존 등과 관련해서 다양한 현실적 기여를 하고 있다. 태아의 각종 유전적 질환의 치료를 통해 유전적 결함의 상속을 예방할 수 있으며, 불치의 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백신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유전적 결함의 상속을 예방할 수 있으며, 불치의 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백신 등을 생산할 수 있다.
한편 유전공학은 가끔 예상에 없는 노골적 위험요소를 동반하기도 한다. 병충해에 대한 내성적 면역력이나 구충력을 내장하고 있는 식물들이 그 예이다. 더욱이 결과의 예측이 어려운 점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위험한 시도이기도 하다.
유전공학은 우리 사회에 이득과 손실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유전공학의 올바른 이용은 결국 과학을 운영하는 인간주체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생명공학이나 유전공학의 최근 성과에 대해선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문제들이 신앙이나 종교와 관련해서 제기된다. 우리 신앙인들이 처하게 되는 한가지 난관은 생명공학이나 유전공학의 성과 및 이에 대한 세속적 인식의 급진적 변화와 교회에서 발표되는 공식적인 입장의 보수적 진영간의 엄청난 간격에서 체험하게 되는 이중성이다.
대체로 신앙인들은 양쪽에 다리를 걸치고 있어 어느 한 입장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설득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세속적인 입장에 보다 솔깃한 경향이 있어 교회에 대해서는 어제나 가책을 느끼는 처지에서 괴로워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이론적, 현실적 부담 앞에 교회는 다소 개방적인, 전향적 자세로 대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전공학이나 생명공학의 시술이 특정한 권력집단이나 다국적 기업에 의해 장악됨으로써 사회를 전체주의적으로 지배하는 일이 시민사회단체들에 의해 봉쇄되어야 한다.
우선 논의에 필요한 모든 자료가 충분히, 투명하게 공개되고 그에 바탕한 각종 입장의 개진 및 입장간의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이 필요하다. 인간의 생존과 미래가 걸려있는 중대사안에 대해 공론적 합의도출과 사회적 통제장치를 확보하는 일은 인간의 미래를 인간 스스로가 바르게 지키기 위한 민주적 선결요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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