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 기술은 복제 송아지를 만들어낸 기술보다 오히려 쉽다. 이는 복제 인간이 이지상에 출현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유전자 조작을 이용한 인간 복제와 관련해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다음 세기에는 유전적으로 변형된 새 인간이 탄생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한다.
생명복제 기술의 발달이 인류에게 장미빛 희망을 준다고 하는 인식의 이면에는 엄청난 위험이 함게 도사리고 있다.
지난 1997년 2월 로슬린연구소의 복제양 「돌리」탄생 보도는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인간의 생명복제 기술이 필요에 따라 특성화된 생명체를 조작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대변해주는 사건이었다.
생명복제 기술은 불임 부부들의 고민을 해소해준다든지 파킨슨병이나 당뇨병 등의 완치 가능성을 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연구에 사용한 세포는 임신 3개월 이전이 태아로부터 추출돼야 하기 때문에 인간생명체인 태아가 과학 발전의 이름으로 희생되어선 안된다는 강한 윤리적 비난도 함께 일었다.
복제 인간이 내포하는 윤리신학적 문제 중 가장 첫번째는 하느님께서 인간생명의 주인인데 인간이 감히 도전장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생명복제 기술은 인간을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것처럼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낼 수도 있다니 하느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다.
성서는 생명이 오직 하느님에게서만 비롯되고 하느님께만 속하는 절대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밝힌다.
다음으로 인간존엄성 문제가 제기된다. 복제 배아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인간 생식의 고유한 의미가 바뀐다. 또 인간을 복제해 치료용 의약품을 개발하고 장기를 공급한다는 발상은 인간을 도구화시키는 일이며 인간 존엄성 자체를 거부하는 행위이다.
인간 생명의 시작에 관한 문제는 생명복제 기술의 윤리적 쟁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다. 이에 대해 교회는 인간에게 있어 영혼의 주입은 난자가 수정됨으로써 유전자형이 시작되는 최초의 임신의 순간에 이어나며 인간 생명은 그 즉시 시작된다는 입장이다.
근래에 생명복제 연구를 위해 개체발생에 대한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과학적인 확증과 통찰력이 결여돼 있다.
따라서 「인류의 행복에 기여」를 목적으로 내세우는 생명공학이라면 여기에는 반드시 한계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의 존엄성 존중이라는 대전제가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윤리성 확립과 사회적 통제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무장해 생명공학의 모든 기술이 본래의 목적인 「인간」을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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