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사가 주관하고 한국가톨릭유소년축구단연합회(회장 여규태)가 주최한 제2회 전국 가톨릭 유소년 축구대회가 10월 9일 경기도 용인대학교 소운동장에서 펼쳐졌다. 이날 대회에는 서울 중계동본당, 창5동본당, 인천 논현1동본당, 청주 용암동 본당 등의 축구 꿈나무들이 참가, 우승을 향한 축구 열정을 뽐냈다.
◎… 경기는 본당별로 게임을 치러 승점이 높은 팀이 우승하는 리그전 방식으로 치러졌다.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은 지난해 우승팀이었던 중계동본당과 준우승팀이었던 강호 창5동본당. 접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창 5동본당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창5동본당은 첫 게임에서 인천 논현1동본당을 맞아 4대0으로 대승, 이후 청주 용암동본당, 서울 중계동본당과의 게임 등에도 내리 승리하며 우승컵을 안았다.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창5동본당 주장 김준석(베르나르도·6학년)군은 “매주 연습을 해 선수들 간의 호흡이 잘 맞아서 이번 대회 우승컵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며 “축구를 통해 서로 간의 우정도 돈독해졌고 신앙심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 이날 대회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게임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꿈나무들을 위해 마련된 번외 경기.
각 팀의 저학년들이 주를 이뤄 열린 번외 경기는 메인 경기와는 또 다른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하며 큰 호응을 이끌었다. 아이들은 그동안 뛰지 못해 몸이 근질거렸다는 듯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참아왔던 축구열정을 마음껏 발산했다. 우르르 몰려다니거나 헛발질 등을 연발하며 아직 축구에 서툴렀지만 특유의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을 머금게 했다.
◎… 이보다 더 아쉬울 수 있을까. 올해 대회를 끝으로 중학교에 진학하는 6학년 참가자들은 경기 내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가톨릭 내에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는 없는 상황. 이들은 고별 무대를 뛰는 듯 경기 내내 최선을 다하며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을 애써 달래는 모습이었다.
서울 중계동본당 장재혁(비오·6학년)군은 “올해 첫 출전이 마지막 출전이 될 것 같다”며 “중학교에 가서도 주일학교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했으면 좋겠는데 마땅한 팀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서울 창5동본당 박규태(요한·6학년)군도 “가톨릭 교회에 중·고등부를 위한 축구대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누가 축구를 남자들만의 스포츠라 했는가. 서울 중계동본당 조민지(루피나·2학년)양은 여학생으로는 유일하게 메인 경기에 참여,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미래의 여민지양을 보는 듯 남학생들 사이에서도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본당 대표팀으로 활약했다.
조양은 어머니 문현정(크리스티나)씨의 이번 대회 경기에 나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말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새벽에 일어나 대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어머니 문현정씨는 “아이가 축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 수소문하다 본당 내 축구팀이 결성돼 있다는 소식에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소극적이었던 아이였는데 축구를 통해 많이 변해 학교생활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비록 대회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열정과 응원전만큼은 우승감이었던 곳은 유소년 축구대회를 위해 한달 전 팀을 창단한 인천 논현1동본당.
논현1동본당은 주임 지성용 신부가 적극적으로 팀 창단을 제안, 한달 간 본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대회에서 선수들의 부모들은 꽹과리, 북 등의 응원도구까지 준비해 열정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한달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축구팀 내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고무적인 점은 축구를 통해 아이들, 부모 등이 함께 변했다는 것. 컴퓨터나 TV에 익숙해 개인주의가 강한 아이들은 축구를 통해 사회성과 공동체성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였다. 축구에서 함께 어울리며 심리적 상처를 치료한 아이가 있을 정도. 나아가 아이들로 인해 냉담을 푸는 부모도 생기는 등 선교효과까지 보였다.
주임 지성용 신부는 “요즘 아이들은 혼자 노는 문화에 익숙해 공동체성과 사회성이 부족했는데 축구를 접하며 많이 변했다”며 “매월 진행되는 착한 어린이상 시상, 간식제공 등으로 아이들을 주일학교 참여에 유도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축구사목 또한 그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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