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화는 이해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어른들은 청소년 문화를 그들만의 문화로 칭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역으로 청소년들도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지난 7일 정자동 주교좌성당에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교구 심포지엄이 열렸다.
‘교회와 청소년 문화-우리 시대의 청소년 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한 이번 심포지엄은 청소년국장 이건복 신부의 기조강연과 서울대교구 최재영 신부의 ‘청소년 문화의 현주소’, 김상원 교수(스테파노?서울 압구정본당?강남대학교)의 ‘청소년 문화와 성’을 주제로 한 발표로 진행됐다.
이건복 신부는 기조강연에서 “사실상 청소년 관한 문제를 시대를 두고 고민해 온 해묵은 논쟁거리라고 치부하는 경우가 있으나, 분명한 것은 미래의 주역은 청소년들이기에 기성인들로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수원교구는 2013년 교구설정 50주년을 앞두고, 이용훈 교구장 주교의 사목교서 ‘교회와 청소년’와 함께 교구의 미래를 청소년과 더불어 열어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오늘 심포지엄의 주제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서 최재영 신부는 “청소년 문화는 청소년 고유의 심리적, 생물학적 특성을 넘어서서 청소년들이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화적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을 사목함에 있어 그들과 눈높이를 함께하고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는 작업을 통해 그들을 보다 친근하게 그리스도의 진리로 초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또 청소년 문화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문화상대주의적 관점 ▲청소년 나름대로 문화를 생성하고 있다는 인식 ▲청소년 문화 형성 과정에서 청소년은 행위자, 의지를 가진 주체로 고려 ▲청소년 문화는 닫힌 체계가 아닌 지속적으로 변하는 과정에 있음 ▲다양성 ▲청소년들의 일상 문화의 의미를 찾는 노력 ▲청소년기에 대한 다원적이고 융통성 있는 접근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상원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왜곡된 성의식과 무지하고 퇴폐적 성 형태가 만연돼 성인은 성인대로 청소년은 청소년대로 일그러진 성의 홍수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사회 속에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성, 그 구체적 모습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성교육의 부재를 지적하고, “무지로 인한 방탕한 성경험과 후유증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청소년 성문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역할로 개인의 성에 관한 영적 자기 결정(선택의지/자기통제력)의 문제를 올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회를 하느님과 신자들과의 영적 교류가 이뤄지는 보금자리, 인간의 성에 관한 영적 자기 결정력을 길러주기에 합당한 곳, 성으로 일그러진 영혼을 구제하기 위한 성교육?성상담 기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성문제 예방과 해결을 위한 대응책으로는 ▲교회 내 성교육?성상담 전문가 확보 ▲교회 내 ‘성상담센터’를 상설기구로 설치 ▲교회와 성모병원 및 변호인단과의 연계체제 구축 ▲각급 학교 성교육 지원 ▲각 교구별로 각종 매체를 이용한 성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파 등도 제시했다.
특히 교구는 이날 심포지엄을 통해 수원교구의 바람직한 가톨릭 청소년문화 구현을 위한 제언을 선포했다.
앞으로 교구는 ▲ 지구별로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 배려?지원해 그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확보하고 ▲ 아띠마루 청소년 축제 등 청소년 문화 축제를 정착시키며 ▲ 청소년 신앙교육 위한 연구소 및 청소년센터 설립?운영(멀티미디어 교육 연구팀 발족 예정)하고 ▲청소년문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의 전환으로 청소년들은 문화의 주체자요 창시자라는 인식 갖기에 앞장설 계획이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심포지엄에서 “청소년사목은 한국 천주교회 16개 교구가 다 고민하는 부분으로 정확히 ‘청소년 사목이 이렇게 가야 한다’라는 것에 대해 모두 하나의 공감대를 갖기는 어렵고, 그만큼 어렵고 복잡하고 힘든 문제라는 얘기”라며 “기성세대들이 청년들을 잘 이해하고 영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래야만 그들이 기성세대가 됐을 때도 마찬가지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주교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고 이해이며 투자”라며 “이 세상이 하느님 뜻대로 나아가는데 있어 청소년이 있고 성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에 물심양면으로 이들에게 투자해 하느님께로 잘 인도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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