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 한 땀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느질을 이어갑니다.”
김순향(레지나·73·부산 우동본당)씨는 지난 9월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조각보 제작부문 제1호 기능전승자로 선정됐다.
조각보는 보자기의 한 종류로, 남는 천이나 자투리를 바느질로 이어 제작하는 기법이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이 행위 자체를 복을 짓는다고 여겨 예절과 격식을 갖추는 의례용품이자 동시에 여성들의 솜씨를 담아내는 예술품으로 간주해왔다.
조각보 문화는 어려웠던 시절의 산물로 조각을 모아 만드는 절약의 정신이 배 있다. 김순향 명장은 생활의 한 부분이었던 조각보를 예술로 승화해 옛 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제1호 조각보 ‘명장’에 선정된 김 명장은 제일 먼저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이라고 전한다.
“많은 시간 작업을 하다 보니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합니다. 힘들거나 유혹이 올 때면 주님의 수난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젊은 시절 예비신자교리를 받기도 했던 김 명장은 2008년 남편의 영향으로 세례를 받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신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기도방을 따로 마련해 매일 아침기도를 빠지지 않고 드릴 정도로 신앙생활에 열성적이다.
김 명장은 “기도하는 마음이 작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서 “제게 있어서 신앙은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또 “신앙에 있어서 진실함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일이든 신앙의 힘으로 정진하면 주님께서 함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신앙적인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히는 김순향 명장은 특별히 십자가를 소재로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김 명장은 “이제는 조각보를 알리는 제1호 전승자로서 더욱 책임감 있게 활발한 작품활동과 전시회를 이어갈 것”이라며 “조각보가 신앙 안에서 토착화된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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