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17일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광장에서 열린 시성식에서 호주 출신의 메리 맥킬롭 수녀(Mary MacKillop·1842∼1909)를 성인 반열에 올렸다.
8000여 명의 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행된 시성식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맥킬롭 수녀의 열정과 인내로 세계의 젊은이들이 축복을 받았다고 전했다.
시성식에 앞서 시드니와 멜버른을 비롯해 맥킬롭 수녀가 활동했던 호주의 여러 지역에서는 시성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열렸고, 시드니대교구 조지 펠 추기경은 로마로 출발하기에 앞서 ‘세인트 메리’에 헌정된 시드니의 성당에서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줄리아 길러드 호주연방 총리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타인의 믿음을 존중하는 나라인 호주에 사는 모든 호주 국민에게 기념할 만한 날”이라며 “메리 맥킬롭 수녀는 호주인의 핵심 가치와 최고의 정신을 구현한 선구자였다”고 말했다.
1842년 호주 멜버른 근교 피츠로이에서 태어난 맥킬롭 수녀는 25살에 학교를 세우며 교육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또한 호주의 첫 종교단체인 성심의 성 요셉수녀회를 창설하고 오지에 학교와 고아원, 병원 등을 세워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앞장섰다. 현재 성 요셉수녀회 소속 수녀 약 850명이 7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 성 메리 맥킬롭 수녀.
또 이날 시성식에서는 ‘몬트리올의 치유자’로 추앙 받아온 안드레아 베세트(Andre Bessette·1845∼1937) 수사가 캐나다 가톨릭교회의 첫 남성 성인으로 성인품에 올랐다.
베세트 수사는 1904년 몬트리올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산 위에 성 요셉성당을 세워 숨지기 전까지 수많은 치유의 기적을 행했다. 이곳에는 오늘날까지도 매년 200만 명이 넘는 순례객들이 찾아와 치유의 기도를 드리고 있다. 성당 입구 한쪽 벽에는 수많은 목발이 걸려 있다. 베세트 수사로부터 치유를 받고 두 발로 걸어나간 사람들이 남긴 것이다.
한편 이날 시성식에서는 맥킬롭 수녀와 안드레아 베세트 수사를 비롯해 복자 스타니슬라오 솔티스 신부, 복자 칸디다 마리아 예수 수녀, 복자 줄리아 살자노 수녀, 복자 카밀라 바티스타 다 바라노 수녀 등 모두 6명이 함께 성인 반열에 올랐다.
▲스타니슬라오 솔티스(Stanislaw Soltys·1433∼1489) : 폴란드 출생. 사제. 의전수도회원. 설교가. 칸티의 성 요한과 동료.
▲칸디다 마리아 예수(Candida Maria of Jesus·1845∼1912) : 스페인 출생. 예수의 딸 수녀회 창설.
▲줄리아 살자노(Giulia Salzano·1846∼1929) : 이탈리아 출생. 예수성심의 교리수녀회 창설.
▲카밀라 바티스타 다 바라노(Camilla Battista da Varano·1458∼1524) : 이탈리아 출생. 가난한 클라라회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