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11월 30일 개막미사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대구대교구 제1차 시노드가 10월 10일 폐막식 및 폐막미사를 끝으로 2년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1984년 한국교회 200주년 사목회의를 준비하면서 교구 시노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분야별로 교구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찾기 시작하는 등 그 준비과정을 감안한다면 실로 15년이 넘는 대장정이었다.
2천년 대희년을 맞으면서 교구쇄신에 초점을 둔 대구대교구 시노드는 그 동안 3차례의 총회와 지속적인 분과별, 지구별 회의 등을 거쳐 35개 제안을 표결하고 4가지 결의문을 채택했다. 성직자, 수도자, 청소년 신앙교육(주일학교(, 예비신자, 본당상, 사회복지, 가정 등 7개 분과에서 논의되고 결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10월 10일 교구장 이문의 대주교는 26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교구장 교서」를 발표했다.
교서가 나오기전 이미 본당 기구 개편이 단행되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구대교구는 앞으로 이 교서를 바탕으로 시대에 부응하고, 쇄신되는 모습을 하나 하나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교서를 중심으로 분과별로 논의된 주요 내용을 요약했다.
성직자
시노드를 준비하면서 평신도들은 사제들의 삶이 쇄신되고 성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하였고, 사제들 역시 이를 인정하고 사제 생활에 대한 의안을 작성한 바 있다. 평신도들이 성직자와 수도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 되어 신자들의 모범이 되어달라는 것이다. 사제는 친교의 주역이 되어야 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복음선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같은 일을 함께 하는」사제들은 공동 사목을 지향하고 지혜롭게 시행해야 하며 은퇴 사제를 위해서는 공동 사제관이 필요하다. 또한 사제 평생교육이 조속히 실시돼야 하며, 사제 양성에 있어서는 신학생의 가정과 본당이 함께 유의하고 협조해야 된다고 밝혔다.
수도자
본당에서 수녀들의 역할이 막중함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수도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지면서 본당 수녀의 역할을 재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러가지 역할을 안고 살아가며 평신도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본당 수녀들을 잘 이해하고 그들의 수도생활을 보호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당안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갈등은 사랑의 실천으로 극복해야 하고, 평신도들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수녀들의 임기 보장, 지속적인 교육, 성소 계발, 영성생활 등도 강조됐다.
청소년 신앙 교육
주일학교의 낙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는 인식아래 우선 부모의 각성이 요청됐다. 세상사에 비중을 두다보니 신앙생활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고, 부모들이 열심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배울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참 행복을 주려면 신앙교육을 해야하고 그 교사는 바로 부모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 밖에 우수한 교사의 확보, 교재와 교육방법의 개선, 주일학교 운영에 대한 관심이 요구됐으며 본당 청소년 교육위원회를 설치, 이러한 현안을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예비신자
신자는 삶으로 선교하고, 예비신자를 교회로 인도하는 것은 신자의 임무임을 확인한 예비신자분과는 교리반 운영에 있어 생활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교리내용이 추상적인 이론으로 남지 않도록 실생활과 연계돼야 하며, 미사 참례와 기도생활을 실천하고, 이웃 신자들을 사귀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환영식, 복음서 수여식, 세례명 수여식 등을 거치는 단계별 세례 예식을 활용하며, 영세 이후에도 첫고해, 견진성사 준비까지 시닙교육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교리교육 경험이 없는 사제 수녀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평신도 교리교사를 위한 과정이 개설되어야한다는 뜻이 모아졌다.
본당상
소공동체 운동의 활성화를 중심으로 본당기구개편까지 단행됐다. 소공동체(반모임)를 지향하는 사목방향에 있어 사도직 단체장들의 모임인 평협이 대표성을 갖기에는 미흡하다고 보고, 구역 대표들과 각 위원회 그리고 사도직 단체 대표들로 구성되는 사목평의회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설치된 것. 사목평의회를 중심으로 매년 사목 계획이 세워지고 실천되며 사후 평가까지 내다봄으로써 본당 신부 이동으로 인한 혼란이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본당 재정에 신자들이 적극 참여하는 길을 트기 위해 재무평의회가 설치되기도 했다.
사회복지
기존의 사회복지 관련 단체들을 통합하는 본당 사회복지위원회의 설립도 촉구됐다. 본당 사회복지위원회는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 개발과 활성화를 위해 신자들을 교육하고 인적 물적 자원을 조직화하여 지역 사회복지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보다 효과적인 사회복지활동을 위해 교구 및 타 본당과 연계하여 활동 방법의 공유, 정보 교환, 공동 대처방안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향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이며 광범위한 사회복지활동이 기대된다.
가정
신자들은 더욱 가정에 충실하여 사랑으로 일치된 가정, 성가정으로 사회에서 다른 가정들의 길잡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힌 교서는 우선 성가정을 이루기 위해 가정기도에 충실할 것을 요청한다. 또한 매월 가정의 날을 정해 온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례함으로써 신자로서의 신원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부는 하느님의 뜻대로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며 신앙교육에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출산 조절을 배울 것이며, 성교육과 건전한 성문화 형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소공동체의 기초가 가정이므로 가정에 대한 특별한 사목적 배려도 필요함이 지적됐고 신앙교육과 가정의 복음화를 위해 「빛」구독을 권장했다.
■ 시노드 준비에서 끝나기까지(주요 일정)
82년 10월 24일 200주년 기념 한국 사목회의 대구대교구 준비위원회 발족
83년 9월 13일 200주년 기념 대구대교구 사목회의 준비위원회 구성
85년 11월 3일 교구 사목회의 준비위원회 제3차 총회, 「평신도 의안」확정 발표
90년 11월 25일 평신도 의안에 대한 교구 사제단의 사목회의 의안 발표
91년 5월 18일 사목회의 의안 제1차 수정안 발표
7월 30일 사제평의회서 교구 사목회의 개최 동의
93년 1월 「본당은 공동체이다」를 주제로 지구별 사목회의 개최
본당 신부·수녀·평신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논의
94년 10월 교구 신자의식 조사 설문
11월 20일 교구 사목회의 개최 준비를 위한 교구장 담화문 발표
94~96년 본당별 지구별 사목회의 통해 의안 수렵
95년 6월 사목회의를 위한 사제·평신도 설문조사
7월 10일 시노드 표어 「함께 가자, 생명의 길로!」와 마크 확정 발표
9월 27일 교구 2000년대 위원회 설치(교구 시노드 준비를 함게 하고자 함)
10월 8일 교구 사목회의를 위한 지구별 사목회의 의안 발표회
96년 1월 교구 사목협의회에서 「사목회의」를 「시노드」로 고치고 시노드 주의제를 「신앙교육과 가정의 복음화」로 확정
1월~2월 교구 노드 지구별 준비위원 회의
9월~10월 교구장 임석하에 지구별 자녀신앙교육 의안 발표
97년 5월 13일 교구 사제위원회 및 지구별 분과별 시노드담당자 합동회의, 개회식 준비 점검 및 절차 확정
6월 24일 교구 시노드 규약 인준
9월 1일 교구 시노드 의안집 발간(1만부), 시노드 대의원 명단 제출
9월~11월 지구별 시노드 개최 및 대의원 임명장 수여(총 447명)
11월 27일 시노드 대의원 분과 배정 및 중앙위원 선임(분과별 7명씩 총 49명)
11월 30일 계산동 주교좌 성당서 시노드 개막 미사
12월~98년 6월 분과별 회의, 문제점 선정 및 찬반 토론 후 보고
98년 3월 5일 제1차 중앙위원회 개최, 분과별로 쟁점사항 3가지 선정
6월 6일 제1차 총회, 분과별 의안 작성 제출
7월 7일 제2차 총회
9~11월 지구별 회의 개최
11월 30일 지구별로 제2차 총회 의안 검토후 수정안 제출
99년 2~5월 제3차 총회를 위한 지구별 대의원대회
7월 17일 제3차 총회 개최, 35개 의안과 26개 실천사항 결의, 시노드 대의원 「교구신자에게 드리는 글」발표
8월 31일 본당 기구 개편안 확정 발표
9월 1일 시노드 폐막 앞두고 기도와 회개의 삶을 촉구하는 교구장 권고문
9월 28일 시노드 폐막 앞두고 9일기도 돌입
10월 6일 9일 기도 마지막날 본당별로 참회예절 고해성사
10월 10일 성 김대건 기념관서 폐막식 및 폐막미사, 교구장 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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