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고독한 존재이다.
혼자서는 외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이 고독을 느끼는 것은 스스로 자기자신을 만족시킬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신 안에 자기 자신이 채울 수 없는 결핍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고독이다.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현혹시키는 일체의 집착에서 벗어나 생각이 깊어질수록 자신이 고독하다는 것을 더 깊이 느끼게 된다. 이때 사람은 고독속에서 자신 안에 자기가 채워줄 수 없는 굶주림이 있고 자기가 풀어줄 수 없는 갈증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 인간은 자신이 결코 채울 수 없으면서도 채워지지 않으면 절망할 수 밖에 없는 허무의 심연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이 허무의 심연에서 채워 주기를 요구하는 무한한 갈망이 솟아 오른다. 그러기에 인간은 유한한 어떤 것으로도 채워질 수 없는 무한한 갈망을 가진 존재이다.
이 갈망이 만족되지 않는 한 인간은 행복할 수 없다. 그래서 이 갈망을 만족시켜줄 대상을 찾고 그것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은 흔히 세상에 있는 것들 즉, 돈 명예 권력 향락 등을 더 많이 소유함으로써 이 갈망을 태우려 한다. 그리고 자기가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했느냐로 행복의 척도를 삼는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유한하다.
사람이 혼자서 세상에 있는 것을 모두 다 소유한다 하더라도 사람이 무한한 갈망을 채우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오직 더 많은 것을 고슈하는 데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은 불행하다. 그 행복 추구가 좌절로 끝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미 막연하게 느끼는 이 무한한 갈망의 정확한 이름은 하느님을 향한 갈망이다. 홀로 한없이 완전하신 하느님, 자신안에 행복을 주는 모든 것을 완전히 소유하고 계시기에 스스로 한없는 만족을 누리시는 하느님만이 사람의 이 무한한 갈망을 채워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무한한 사랑에서 나오는 순수한 호의로 하느님의 한없이 행복하고 영원한 생명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시기 위해 사람들을 창조하셨다.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음으로써만 무한한 갈망이 완전히 채워지고 더 바랄 것이 없는 완전한 행복을 얻게 된다.
사람은 일생을 통해 하느님께로 가는 길을 걸어 인생의 궁극 목적인 하느님께 도달해야 한다. 무한하신 하느님은 인간을 한없이 초월하시는 분이다. 그러기에 인간이 하느님께로 가는 길은 하느님 없이 인간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하느님께 도달할 수 있도록 인간의 길을 비추시고 인도하신다. 사람이 하느님을 버리면 그 길은 갈 수 없는 길이 된다.
불행하게도 사람은 하느님을 버렸고 그래서 길을 잃게 되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하느님을 등지고 떠나 하느님께로 가는 길을 버리고 악의 길을 선택한 이래 사람들의 인생은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인생이 되었다. 사람은 하느님께 도달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여기에 인간의 근본적인 불행이 있다.
하느님을 떠난 사람은 하느님을 잃어버린 상실감을 피조물을 통해서 채우려 하게된다. 그리고 사람이 이렇게 피조물에 집착하면 할수록 하느님으로부터 더 멀리 이탈하고 타락하게 된다. 즉 명예에 집착하면 할수록 교만을 키우게 되고, 재물에 지착하면 할수록 탐욕을 키우며, 감각적 쾌락에 집착하면 할수록 더 자극적인 쾌락을 원하게 된다.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의 노예가 되서 더 깊이 자신을 타락시키게 되고 그 끝에서 만나는 것은 허무와 절망의 심연이다.
한없이 자비로우신 성부께서는 하느님을 떠나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을 구원하라고 성자를 세상에 보내셨다.
성자께서는 당신의 것을 모두 버리시고 한 없이 당신을 낮추시어 사람이 되셨다. 그리고 악의 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든 죄를 속죄하기 위해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일생을 통해 인간이 하느님께 도달하는 길을 가르치고 보여 주셨으며, 십자가의 길을 걸으심으로써 인간이 갈 수 없었던 길을 갈 수 있는 길로 만드셨다. 이제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는 기쁜 소식이 인류에게 선포된다.
오늘 마태오 복음에 소개되는 데로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주신 명령은 모두 사람들에게 이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이다.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모든 신자들에게 맡기신 가장 중요한 사명이다.
신자들에게는 복음을 전해야 할 의무보다 더 큰 의무는 업고 비신자들에게는 복음을 들어야 할 권리보다 더 큰 권리가 없다. 사람의 영원한 운명이 여기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꼬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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