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최고의 특효약은 ‘읽어주기’이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책을 좋아해서 읽는다기보다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점차 책 속의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어줄 때는 되도록 아이를 무릎에 앉혀 엄마의 따뜻한 가슴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기분 좋은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자신이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열 살 이전의 어린이들이 책을 혼자 읽는 것보다 부모와 함께 읽어서 좋은 점은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책을 매개로 하여 부모와 자녀의 감정이 소통된다는 점이 좋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을 부모로부터 인정받고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책을 읽고 나서 부모와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까닭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즐겁다는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억지로 책을 읽어주었거나, 책을 읽어주면서 야단을 치고 캐묻듯이 질문을 하여 자녀가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었다면 부모와 함께 읽는 것을 좋아할 리 없다.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우선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어야 한다.
또 책을 읽어줄 때는 일대일로 읽어주는 게 좋다. 형제를 같이 앉혀 놓고 읽어주다 보면 경쟁 심리가 발동하고 부모의 태도에 따라 형이나 동생 한쪽이 심리적으로 비교당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간 간격을 두고 따로 읽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오히려 큰애가 동생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도록 유도하여 큰애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는 방법도 있다.
책을 읽어줄 때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을 끝까지 읽어주려고 지나치게 애쓸 필요는 없다. 책을 읽는 도중에 자녀가 책과 관련된 이런 저런 말을 끌어내어 책을 끝까지 못 읽어도 괜찮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매개로 하여 부모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물론 이럴 경우 부모는 인내심 있게 들어주되, 적절한 순간에 “이제 다음에 무엇이 나오는지 볼까?” 하면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게 좋다.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은 책을 읽기 전이나 읽은 후에 바깥놀이를 하는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하는 것이다. 풀밭에서 잠자리를 본 후에 집에 와서 잠자리에 관한 책을 보면, 책 속에는 많은 지식이 들어있음을 깨달아 책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또 책과 연계하여 영화나 애니메이션, 연극, 무용 등을 함께 보고 책과 함께 요리나 북 아트 등의 활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다.
게임과 텔레비전, 휴대폰 때문에 책을 멀리한다고 걱정하는 부모가 많다. 그렇다면 텔레비전을 없애거나 거실을 서재로 만들고 게임 시간을 철저하게 통제하면 저절로 책을 가까이 하게 될까? 게임이나 텔레비전보다 책을 즐기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책도 그것들 못지않게 재미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이 재미있다고 느끼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함께 책을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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