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학장 조광호 신부) 부설 그리스도교 미술연구소가 주관하는 제6회 그리스도교 미술 심포지엄이 지난 22일 오후 1시 송도국제도시 캠퍼스 메리홀에서 열렸다.
매년 새로운 교회의 상징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심포지엄의 이번 주제는 ‘문’으로, 성경 속에 나타난 문의 의미부터 교회건축, 근대미술 등에서의 상징성과 의미를 살펴봤다.
심포지엄은 송태일 신부(인천가톨릭대)의 ‘문에 대한 전례학 혹은 신학적 해석’ 발제를 시작으로 ▲결혼식과 실내장면에 재현된 문과 여성 - 기원전 5세기 아테네 적화식도기화를 중심으로(김혜진·국립 아테네대학교) ▲교회건축에 있어 문의 상징적 의미(이정구 신부·성공회대) ▲근대미술 속의 모티브, 문(김대신 교수·인천가톨릭대) ▲존재를 향하여 열리다: 마크 로스코의 벽화 시리즈에 나타나는 문의 형식과 의미(정은영 박사·숙명여자대) 순으로 진행됐다.
발제에 나선 송 신부는 “성경에 나타난 문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문 안과 밖의 차이는 공간적 위치의 차이를 넘어 전쟁과 평화, 죽음과 생명 그리고 속박과 해방이 교차되며 두려움, 공포, 장애물의 상징인 동시에 그것을 뛰어 넘는 기쁨과 희망의 상징이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발제 요약.
■ 문에 대한 전례학 혹은 신학적 해석 - 송태일 신부
구약성경의 많은 본문을 통해서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문’과 그 기능을 볼 수 있다. 다양한 히브리어 용어들 중에서도 우리는 문을 지칭할 때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delet(tl.D.)’과 ‘sa-ar(r[v)’이라는 두 표현을 통해 구약성경 안에서 드러나는 문의 의미와 기능을 살펴보고자 한다.
히브리어 ‘delet(tl.D.)’은 우선 일반적으로 어떤 개인의 집이나 방에 달려있는 문을 뜻한다. 문이 열려져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개방성을 뜻한다. 반면 굳게 닫혀 있는 문은 외부의 다른 사람들과의 단절과 분리를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문의 이중적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성읍이나 요새에 출입할 수 있는 성문이 있으며, 성전 안의 성소나 지성소에 달린 문도 찾아볼 수 있다.
‘sa-ar(r[v)’은 ‘delet(tl.D.)’이 갖는 의미와 비슷하게 개인 집의 문 혹은 어떤 도성이나 성읍의 성문 혹은 주님의 집 문을 가리키는 성전 문을 지시할 때 쓰이고 있다. 하지만 사용빈도는 전자가 후자보다 월등하게 많이 쓰여졌으며, 그들의 주된 의미 역시 약간 다르게 쓰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delet(tl.D.)’은 각각의 쓰임새의 빈도가 비슷하게 나타난 반면 ‘sa-ar(r[v)’은 도성의 성문이나 성전에 관련된 다양한 문의 의미로 쓰인 구절들을 더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구약성경 안에서 문을 지시하기 위해 히브리어 ‘delet(tl.D.)’이나 ‘sa-ar(r[v)’이 사용되었다면 신약성경에서는 ‘thura(qura)’라는 용어가 쓰여지고 있다. ‘thura(qura)’ 역시 문이라는 협의적 의미뿐만 아니라 구체적이며 다양한 종류의 문을 가리키고 있다. 집에 달린 문 혹은 바깥 대문, 성전문, 개인이나 어떤 방의 출입을 위한 문을 지칭하고 있지만 그 문의 종류는 구약의 두 히브리어 용어보다 더 구체적이며, 세분화되어 쓰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경에 나타난 ‘문’은 일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문은 정의가 실현되는 장소다. 구약성경 안에서 정의와 공정에 따라 올바른 재판과 계약이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장소인 ‘성문’을 지시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공정한 심판과 구원이 이뤄지는 상징적 장소를 의미한다. 또한 문은 모든 사람들이 ‘죄에서 은총으로 넘어가도록 초대’하는 열린 문이다. 이 문은 ‘이세상의 영역에서 천상 영역으로 넘어가는 통로를 상징’하며 , 이 통로를 통해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구원의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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