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이제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그동안 도움을 준 은인들이 자연스레 생각나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그 중에서 자신들만의 탈렌트로 사랑을 전하는 이들이 있어 만나봤다. 주인공인 부부 피아니스트 이문웅(세례요한·51·의정부 주엽동본당)·김은정(크리스티나·42)씨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마음을 담아 은인에게 선물한다. 11월 3일 오후 8시 경기도 일산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마련하는 ‘박고영 신부(92·예수회) 헌정’ 피아노 듀오 리사이틀이 그것이다.
“신부님에게서 예수님의 모습을 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전부 다른 사람에게 주시는 분입니다.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시는 분이죠. 저에게는 아버지 같은 분이자 멘토이기도 하고요.”
박 신부와 남편 이씨와의 인연은 30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이씨의 어머니가 서강대 이냐시오 성당으로 미사를 나가면서 알고 지내왔다. 그는 그때부터 받은 사랑이 크다고 설명했다.
“제가 음악을 한다고 하니까 많이 도와주셨어요. 독일 유학 준비할 때는 현지 신자 분들을 소개시켜주셨어요.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셨죠. 또 귀국해서 독주회할 때는 연주복 살 돈까지 주시며 세심하게 챙겨주셨어요.”
이번 헌정음악회는 이전부터 이씨 부부가 계획해 왔던 공연이다. 지금까지는 피아니스트로서 경력을 쌓는 연주를 했다면, 이번 만큼은 박 신부를 위한 연주회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그러다보니 공연은 ‘사랑’으로 가득하다. 연주곡도 경쾌하고 밝은 곡으로 선정해, 축제분위기로 만들 예정이다.
부인 김씨는 “저희 부부의 듀오 연주는 이번이 네 번째”라면서도 “호흡이 잘 맞기도 하지만 이번 연주만큼은 마음이 숙연해지고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헌정음악회 소식을 전하자 박 신부는 그저 흐뭇해 했다고 한다. 이씨 부부가 성공한 음악인으로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해 기쁘게 여긴다고 했다.
박 신부의 이런 소박한 마음을 곁에서 지켜본 부부의 모습에도 사랑이 배어 있었다. 자신들이 가진 탈렌트로 교회에서 지휘자, 반주자로 봉사할 뿐 아니라,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 12월 3일에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열어, 클래식 전파에 앞장선다.
이들 부부에게는 꿈이 있다. 이번 헌정음악회를 시작으로 성직자와 수도자를 위한 음악회와 자선음악회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지속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저희 연주가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작게라도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고 싶어요. 봉사를 하면서 저희도 청중도 2~3배의 기쁨을 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문의 017-261-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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