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수원교구’ 창간 3주년을 축하하며, 또한 그와 발맞추어 창단된 수원교구 명예기자단의 한 사람으로 지난 3주년을 잠시 되돌아본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난 아직도 기사 쓰는 게 어렵다. 한 꼭지 기사를 쓰기 위해 행사 전부터 사전 조사를 하고, 행사 당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고 나서 밤을 꼬박 새운다. 그래도 힘들다는 생각은 하나도 안 든다. 취재를 하러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취재하러 왔다는 말에 반겨주고, 내빈 대접까지 해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우리가 참 많은 일들을 했구나 생각이 든다.
기자가 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염려를 하던 어떤 분이 생각난다. ‘기자는 성질이 더럽고 하이에나 같은 근성이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계신 분이었다.
그분께 드렸던 말씀도 기억난다. “세속의 많은 기자들은 특종을 터뜨리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는다고. 아름다운 일들을 세상에 드러내는 일을 한다고.”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내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사건 하나하나를 통해 나는 하느님을 만난다.
교구 기자단으로 활동을 하면서 숱하게 많은 사건과 사람들을 만났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본당의 자매 몇 명과 요당리 성지로 순례를 갔다가 우연히 만난 서신본당의 예비신자들이었다. 세례를 앞두고 성지순례를 온 그들은 많은 인원도 아니었고, 거창한 준비를 하고 온 것도 아니었다. 작은 본당에서 소박하게 기도하러 왔던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안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자매의 일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일이었다. 지금은 세례를 받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그들을 보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낀다. 내가 기자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를 그들과의 만남과 사귐을 통해 하느님은 사랑이심을 다시 느낀다.
내가 느낀 이 사랑을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외치고 싶다. 아마도 성경을 집필했던 사가들의 마음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오늘도 나는 하느님을 만나러 집을 나선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내 이웃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러 길을 떠난다. 내가 만날 하느님은 때론 나약한 모습으로,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나타나 많은 기도와 사랑이 없으면 알아보지 못할 지도 모른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는 세상을 아름답다 할 수 있을까?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눈을 크게 뜨고 그들을 돌아보면 사랑이 싹틈을 알 수 있다.
내가 만난 이웃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적어나가다 문득 복음 선포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오래오래 수원교구 명예기자단의 일원으로 남아있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수원교구 명예기자단과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영원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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