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화 명예기자는 명예기자계의 슈퍼맨이다. 교구 일이라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어김없이 나타난다. 많게는 매주 3~4건, 일 년이면 150여 건의 취재를 다닌다. 드넓은 교구를 마치 내 집처럼 돌아다닌다.
날씨가 유난히 좋은 24일 일요일. 명예기자 생활을 하면서 주말은 반납한지 오래다. 그는 오늘도 사진기와 메모장을 챙겨, 취재장소로 향한다. 오늘의 취재장소는 수원종합운동장 내 실내체육관. ‘2010 수원교구 아띠마루 청소년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시끌벅적한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니, 청소년들의 공연마당이 한창이다. 재빨리 사진기를 꺼내들고 셔터를 누른다. 조명 때문에 어두운 실내에 움직임이 많은 공연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더 긴장해야 한다. 무거운 사진기 가방을 메고도 한 장면이라도 놓칠세라 발에 땀이 나도록 뛴다.
공연에 이어 미사가 시작되자 사진기를 든 손길이 더욱 바빠진다. 미사 전경 사진은 물론 강론말씀, 전례 등을 꼼꼼히 기록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기사를 작성할 땐 빠져선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다. 일정이 끝날 때까지 펜은 항상 손닿는 곳에 둔다. 근시를 위해 쓴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며 사진기와 펜을 오간다.
행사 일정을 마치고 보니 어느새 오후 8시가 가까워졌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도 할 일이 많다. 당일 찍은 사진을 고르고, 월요일 마감시간에 맞춰 기사도 작성해야 한다. 밤샘 작업이 될 때도 있다.
“사진은 여러 장 찍어두고 좋은 사진을 선별합니다. 많이 찍다보면 500~600장에 이르기도 합니다. 또 기사를 쓸 때는 한글 프로그램 사전 창을 띄워놓고 하나씩 확인해가면서 씁니다. 기사 속에 같은 말을 반복해서 쓰지 않기 위함이죠. 동의어·유의어를 찾는 것도 보통 일이 아녜요. 기사는 정확성이 생명이니까요.”
▲ 명예 기자증을 보여주는 성기화 명예기자.
성 기자는 예전에 한 회사의 홍보팀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각 지역 공장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글을 작성해 사보를 만드는 일이 그의 소임이었다. 열심히 일하고 상도 받았다. 이러한 경력 덕분에 명예기자 활동이 더 가깝게 느껴지곤 한다.
“제 탈렌트를 발휘해 교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활동이 바로 명예기자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겐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일이 즐거운 일이기에 항상 보람을 느낍니다. 그래서 더 많이 뛰려고 노력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가끔은 힘든 때도 있다. 취재의 취지와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취재 자체를 냉정히 거절당할 때, 취재현장에서 이유 모를 냉대를 느낄 때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 그래도 막상 자신의이름이 실린 신문을 받아볼 때면 어려움은 어느새 눈 녹듯 잊힌다.
“누군가 우리 명예기자단과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쌍둥이라고 하더군요. 신문에서 제 기사를 볼 때면 언제나 벅찹니다. 교구 인터넷신문뿐만 아니라 신문에 기사가 실리는 기자의 일원이라는 생각에 남들이 느낄 수 없는 감동을 받죠.”
무엇보다 복음을 전한다는 사실이 또다시 취재에 나서는 원동력이 된다. 복음을 올바로 전파하기 위한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복음을 전하는 일꾼이 되려면 반듯한 자세를 지녀야 합니다. 또한 ‘나는 봉사자’라는 생각을 곧추세워야할 것입니다.”
앞으로 명예기자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고 전문 분야가 생긴다면, 그는 성지 전담 명예기자가 되고 싶은 바람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성지 전담 명예기자로 활동하고 싶어요. 이미 교구 내 성지는 다 돌아봤답니다. 성지에 관심이 많거든요. 앞으로 교회사 책도 읽어보고, 성지의 역사와 의미를 배우고 익혀서 성지를 제대로 소개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