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손한번 써보지 못하고 숨져 나가는 「죽음의 땅」아프리카. 수많은 선교사들이 예전부터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아프리카 잠비아의 솔웨이지 교구 「성 김대건 땀부 미션」에서 선교활동 중인 서울대교구 유근복 신부가 10월 14~21일까지 의정부 한마음 수련장 피정의 집에서 열린 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연구회 사제 피정 참석차 일시 귀국했다. 이번 피정 중 유신부는 동료 사제들에게 그곳의 비참한 실상을 알리고 뜨거운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11월 15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인 유신부는 이 기간 동안 본당의 단체들을 가능한 많이 방문, 뜻있는 은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선교 사명감을 가진 젊은 사제들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여기야 말로 우리 선교사들이 숙원 사업으로 활동해야 할 곳이예요. 제대로 치료한번 받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는 불쌍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지난 97년 유신부는 제2의 성소인 선교사로서의 책임과 의무감을 느끼고 단신으로 잠비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로 꼬박 24시간 걸려 잠비아에 도착한 그는 거기서 다시 차로 이틀 거리에 있는, 잠비아에서도 가장 낙후지역인 솔웨이지에 터전을 잡았다.
유신부가 솔웨이지에 처음 왔을 당시 주위 여건은 너무나 참담했다. 앙골라, 콩고(자이레)와 국경을 같이하고 있는 이 지역은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질병 특히 에이즈로 죽어 나가고,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 게다가 주민들은 그나마 각 나라에서 조금씩 들어오는 구호물품에 익숙해져 스스로 살아가려는 의지조차 없었다.
하지만 유신부는 자신이 뼈를 묻어야 할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이 지역 선교와 지역발전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3만여명의 주민들 중 신자수는 3500여명. 그중 2000여명은 유신부가 짧은 선교 활동기간 중 영세시킨 주민들이다. 또한 그는 그동안 공소를 20개나 만드는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파더 유』라고 하면 솔웨이지 교구 내에서 모르는 주민들이 없을 정도.
이러한 유신부의 정성어린 노력과 열정에 감복한 솔웨이지교구 주교는 올해 7월 5일 「성 김대건 땀부 미션」을 정식 승인하며 그 활동을 잠비아 전역에 소개하기도 했다. 땀부 미션의 주보성인으로 성 김대건 신부를 모시게 된 것은 한국의 사제가 이곳을 처음으로 개척하고 지역 복음화를 위해 헌신했기 때문이다.
물론 「성 김대건 땀부 미션」이라고 교구로부터 정식 승인은 받지 않았지만 현재 이곳에서 봉사하는 선교사는 유신부를 비롯해 농업개발 전문가인 미국인 평신도 선교사 오스카 파딜라(65)씨, 그리고 최근 파견된 잠비아 사제가 전부이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좌절하지 않고 주민들의 사고방식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농지개간. 끝없이 펼쳐지는 드넓은 초원과 농사 짓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지역인데도 주민들의 무지함 때문에 자립할 수 없었기에, 이들은 조금씩 모은 돈으로 8톤, 5톤 트럭 1대씩, 그리고 트랙터를 2대 마련하고 주민들을 교육시켜 농지개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신부는 계속해서 교육시켜 나간다면 앞으로 10년 이내에 30만톤 정도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신부는 공소 20개가 산재한 350㎞나 되는 광활한 밀림지역을 빠짐없이 둘러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기동력은 필수.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구입한 차가 험한 밀림지역을 다니다 보니 벌써 정비가 불가능할만큼 완전히 망가져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처럼 공소와 공소간의 거리가 멀고, 더욱이 건축자재를 비롯해 생필품을 사려면 500㎞ 밖 작은 도시까지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차가 필요한 실정이다.
유신부는 선교활동중 차 사고로 자칫 목숨을 잃을뻔한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하루는 무니룽가 미션의 공소로 방문나갔다가 큰 사고를 당한 것. 솔웨이지로부터 우편물을 싣고 가는 도중 밀림에서 짐승들이 갑자기 차쪽으로 뛰어드는 바람에 핸들을 꺾었다가 차가 전복된 것이다. 머리에 큰 부상을 당하고 신음하고 있던 차에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주민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곳은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오지입니다. 기본적인 생필품은 물론이고 의약품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죠. 이러한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후원회의 구성이 시급합니다』
최근 유신부는 장기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우선 그는 생활개선의 방편으로 주택개량, 의류보급, 건강관리를 위해 병원개설, 의료진 확보, 교통시설 확보를 위해 주민 및 농산물 수송차량 준비 및 정비, 도로 건설 등을 추진중에 있다. 이와 함께 유신부는 선교를 위해 성전 건립, 해외선교사 양성 센터, 각 공소마다 교리교사 확보, 전주민 복음화 등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선교할려면 다방면에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유근복 신부. 그는 선교 나가기 전 이미 한국에서 정비, 트랙터, 불도저 운전 등 필요하다 싶은 전문기술들을 모두 습득하는 억척스러움(?)도 보렸다. 주민들의 실생활에 보다 다가갈 수 있는 선교사가 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
또한 실제로 유신부는 솔웨이지에서 목수, 운전사, 의사, 선교사 등 필요할 때마다 그 역할을 담당해야만 했다.
『지금까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해결될 때 진심으로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느끼게 됩니다. 주민들 뿐만 아니라 정부 관리들까지 해외 선교사들에게 손을 내미는 이곳에는 무엇보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다는 자립심이 절실해요. 주님의 사랑이 충만히 깃들고 더불어 잘 사는 내일을 위해 모든 노력과 열정을 다 바칠 각오입니다. 신자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와 도움 부탁드려요』
※도움주실분=국민은행 070-21-0448-023 유근복
연락처=001(2)-873-761-984828 (땀부 미션 전화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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