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메데스 메펠트(Diomedes Meffert) 수녀.
1909년 독일 북서부 공업지대 바이트말에서 5남매 중 맏딸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진료실에서 의료 집기를 만지면서 자연스럽게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1934년 의학박사 학위와 함께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사회적인 부와 명예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12살에 견진을 받은 디오메데스는 성소에 대한 강한 집념으로 수도자의 길을 선택, 1935년 툿찡에 있는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했다.
1937년 원산 땅을 밟은 디오메데스 수녀는 낯설고 물설은 이국 땅에서 인술(仁術)을 베풀기 시작했다. 일제의 탄압에 못이겨 일본 동경 제국대학에서 의사 자격증을 다시 취득하면서까지 병고에 신음하는 우리 동포들을 돌봤다. 해방 후 공산치하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의료선교사업을 벌였으나 49년 병원이 폐쇄되고 원산 인문교화소에 감금당하는 고초를 겪었다. 이후 죽음의 골짜기로 불리는 옥사독 강제수용소로 이송돼 갖가지 고초를 겪다 1953년 독일로 송환됐다.
1958년 다시 한국땅을 밟게 된 디오메데스 수녀는 62년 초전면 용봉리 성신마을에 성심의원을 개원하고 33년간 지역 주민들을 돌보다 95년 은퇴했으며 지난해 6월 12일 서원 60주년을 며칠 앞두고 선종했다.
「어머니같은 수녀님」, 「천사같은 수녀님」, 「참 인술(仁術)을 베푸신 의사 수녀님」으로 기억하고 있는 성신마을 주민들은 초전본당 용봉공소 앞에 디오메데스 수녀의 흉상을 세웠다. 마음 속에만 간직하기에는 그의 흔적이 너무나 크고 깊고 넓었기 때문이다.
10월 21일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 흉상 제막식과 감사미사에는 마을주민과 이곳을 거쳐간 대구대구교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사제, 대구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디오메데스 수녀의 참 사랑을 기렸다.
디오메데스 수녀는 82년 독일 십자훈장과 95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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