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삶은 어떤 시심(詩心)을 목자의 마음에 흩뿌려 놓을까?
구리 인창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는 권흥식 신부가 시심에 겨워 1년새 두권의 시집을 잇따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올 2월 그간의 습작을 담은 「어느 신부의 낙서」에 이어 최근 권신부가 내놓은 「나룻배」에는 양떼를 치는 목자의 숨은 사랑과 삶을 대하는 사제의 눈길에 녹아있다.
「…낙서」에서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자유와 존재를/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상대를 향한/沒我/자기없음이다(사랑 中)』며 세상을 바라보던 사제의 눈은 「나룻배」에서 『우리의 삶은 계수나무/그냥 잎을 따 냄새를 맡으면/아무런 향기가 없다/구겨 찢어졌을 때/달콤한 향내난다/갈기 갈기 찢겨/상처립을 때/기막힌 향기가 난다(삶의 향기 中)』는 인생에 대한 관조로 자라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낙서」에서 『시라기보다 마음에 쌓여진 내 삶』을 표현하며 『정서가 다른 현대 문화 속에 메말라 가는 영혼의 숨골을 트고 싶은 아쉬운 넋두리』로 시를 끄고 싶었다는 권신부의 시심은 「나룻배」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신원의식 없이 잃어버리고 상실된 모습으로 철저히 자기로부터 소외된 채 살아가는』이웃으로, 자신에서 한발 더 나아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삶이요,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이 그 여행을 돕기 위한 이웃이라 생각하는 권신부의 시를 통한 여정은 곧 교회와 하느님에 대한 사랑에 맞닿아 있다.
1,2집 모두를 성전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봉헌한 권신부의 사랑이 은은하게 다가온다.
<기쁜소식/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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