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상하네. 사진 얼굴이 왜 잘렸지. 선생님 이거 편집이 잘 안된 것 같아요.”
“네 어르신 잠시만요…. 이렇게 해보세요. 파일에 들어가셔서요…”
“아. 이제 되네요. 자꾸 잊어먹어요. 하하하.”
10월 27일 서울 마장동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동노인종합복지관(관장 문경수)의 한 컴퓨터실. 5명의 어르신들이 한글 문서 작성법을 배우는데 한창이었다. 그림도 넣어보고 사진도 넣어보며 그 과정이 신기한 듯 빠져드는 이들의 얼굴에는 연신 웃음이 가득했다.
이혜선(74) 어르신은 “한글 파일로 기사를 작성해서 복지관 선생님께 메일로 보내드려야 한다”며 “글만 쓰면 될 줄 알았는데 사진, 그림도 넣어야 돼서 아직 어렵지만 기사가 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열정이 가득한 이들은 성동노인종합복지관의 얼굴인 ‘어르신 기자단’. 지난 7월 7일 창단해 지금까지 총 3편의 기사를 작성한 아직은 초보 기자들이다.
기자단이 만들어진 것은 어르신들이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좋은 소식을 복지관 회원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들은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 모여서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전문 기자를 초빙해 기사쓰기 교육도 받는다. 지난 6월에는 신문사를 직접 방문해 신문 발간 과정을 참관하기도 했다.
전문성을 갖춘 교육과 이들의 꾸준한 노력 때문인지 이들의 기사에는 어느덧 전문기자다운 모습도 묻어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복지관의 대표로 불리는 방송반 ‘성동의 소리 1기’ 단원으로 활약한 결과다.
기자로는 초보지만 글쓰기에는 이른바 베테랑들이다. 이들은 방송반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서전과 시집을 내기도 했다.
기자로 활동 중인 안병식(73) 어르신은 ‘바람은 내게’, 이혜선 어르신은 ‘어디까지 간 것일까’, 김희정(80) 어르신은 ‘나의 멋진 황혼’ 등을 펴냈다.
이들은 “복지관의 따뜻한 소식을 전해 서로 정이 넘치는 복지관을 만들고 싶다”며 “기사 작성하는 것이 갈수록 어렵지만 계속 열정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한 노년은 자신의 재능을 잘 살려 주위에 봉사하는 것 아니겠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좋은 글로 보답해야죠. 하하하.”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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