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조그마한 옷가게를 운영하던 중 IMF를 맞아 빚을 졌고, 설상가상으로 시아주머니의 여관 신축을 위한 은행 융자에 보증을 서 줬습니다. 그 후 가게는 문을 닫게 됐고, 시아주버님도 부도가 나서 엄청난 빚을 부담하게 됐습니다. 채권자들에게 빚을 갚을 수 있는 방법도 능력도 없는 실정입니다. 다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여수에서 백마리아>
【답】개인이나 기업이 갚을 수 없을 정도의 채무를 부담해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적색거래자로 분류되고,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이르면 경제활동은 물론 삶의 의욕마저 상실하게 됩니다. 또 평생을 일해도 기존의 채무원리금을 갚을 가능성이 없을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채무자 개인은 법원에 파산선교를 신청해 파산 절차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이로써 채무자의 남은 재산으로 채권자에게 배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파산으로 개인의 과거 채무를 모두 면제받고, 경제활동을 통해 새롭게 재기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닙니다. 파산절차를 거치더라도 과거의 채무가 당연히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갚을 가능성이 없는 채무가 남아 있을 경우 종종 채무자로 하여금 스스로 경제활동을 포기하게 해 채권자 역시 남은 채권의 변제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폐단을 막고 또한 건실한 개인이나 기업이 어쩔 수 없는 외부적 상황 등에 의해 도산한 경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파산법은 면책 결정을 통해 파산 절차 후에 남는 다른 모든 채무를 면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세채권이나 벌금 등 일정채권은 면책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개인이 파산의 지경에 이른 경우 그 상태가 건전한 경제활동을 영위하던 중 부득이하게 발생된 것이며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아 잔여 채무 모두를 면제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매님의 경우 성실하게 가게를 운영해 오셨으리라 생각되고 또한 IMF라는 특수한 상황, 그리고 시아주버님에 대한 보증으로 인한 채무 증가 등 객관적으로는 파산 및 면책을 받을 조건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한충수 변호사>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