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르신의 해」를 기념, 인천교구 내 한 본당 어르신교실 회원들이 120m에 이르는 시내 중심가 도로 벽면을 벽화로 장식했다. 인천시정 앞 광장로 끝지점과 맞물려 시작되는 인주로. 이곳 인주로에는 지난 10월 26일부터 모종의 벽화 작업이 진행되 지나던 시민들의 눈길이 모아졌다. 또한 할머니 할아머지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벽화를 칠하는 모습도 이채롭게 비춰졌다.
1주일여의 색칠 작업과 마감 작업을 마친 지난 11월 3일 오전 11시. 그 주인공들인 간석2동본당(주임=호인수 신부) 샘물교실(어르신교실) 할머니 할아버지 45명은 본당 주임신부 등 관계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마침내 「세계 어르신의 해 기념벽화」개막식을 가질 수 있었다.
개막식이라고 특별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던 것은 아니었지만 테이프 커팅과 함께 자신들의 손끝 노력이 들어가 있는 벽화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눈가에는 간혹 촉촉한 물기가 배이기도 했다.
벽화의 내용은 좌우 벽면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봇짐을 들거나 지게를 지고 걸어오는 모습을 드러내면서 중앙부분을 통해 활짝 웃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을 글로즈업시켜 늦가을처럼 풍성한 노년의 삶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70이 넘은 나이에 단순한 그림도 아니고 벽화를 그릴 수 있었다는 것이 뿌듯해요. 자식들이 다들 「출세했다」고 해요』
『이제 세상은 절망이라고 느꼈었지요. 그러나 샘물교실을 다니면서 새로운 의욕을 가질 수 있었고 벽화작업을 하면서 이렇게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고마운 일이라고 느꼈어요. 일생일대의 감격입니다』
벽화작업에 참여했던 회원들의 소감은 절절했다. 그 소감들의 주요 화두는 「나도 할 수 있었구나」하는 「자부심」과 「자신감」이었다.
지난 3월 개교,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과 교육의 장으로 자리잡아온 샘물교실은 하학기 동안 배우고 나누었던 내용들을 정리해 보는 차원에서 벽화를 기획했다. 어르신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문화가 전무한 상황에서 그들의 삶과 앞으로의 여생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였다.
특별히 지역벽화운동에 관심을 지니고 있었던 화가 심규섭씨가 기꺼이 밑그림 초안 작업을 맡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5개조로 나뉘어 심씨의 지휘 아래 나흘에 걸친 색칠 작업을 가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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