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위령성월로 교회는 돌아가신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기로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11월 1일은 구원을 받은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로, 11월 2일은 아직 하늘로 오르지 못하신 영혼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성인들의 통공을 믿으며』하고 하는 신경의 고백에 의하면, 교회는 완전히 구원을 얻은 이들의 교회(천국)와 구원을 향한 순례의 도정에 있는 교회(지상)와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죽었지만 아직 정화를 이루지 못하는 교회(연옥)가 있으며, 이 세 차원의 교회는 서로 통교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구원을 이룬 천국과 구원으로 나가고 있는 지상의 교회는 쉽게 이해가 되지만 연옥교리를 이해하는 것은 조금 어렵습니다.
마태오 복음에 의하면 사람들의 모든 죄는 용서를 받을 수가 있으나 성령을 모독한 죄는 용서를 받을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12,32). 이 말의 뜻은 죄 중에서도 용서를 받을 수가 있는 죄가 있고, 용서를 받을 수 없는 죄가 있다는 말입니다.
만일 어느 사람이 용서받을 수 있는 죄를 지은 후 하느님의 자비를 받을 수 있는 상태로 죽었다면, 이 작은 죄를 정화하여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그렇게 정화하는 장소를 연옥이라고 불렀습니다.
15세기 중엽에 있었던 피렌체공의회는 처음으로 연옥교리를 정의하였는데, 그 내용은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죽은 이들에 대한 정화의 장소인 연옥이 실제로 존재하며, 그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이 교회가 정한 방식에 따라 바치는 영적인 희생, 즉 미사와 기도와 자선 혹은 신심행위에 의해서 죄의 사함을 얻을 수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16세기 중반에 있었던 트렌트공의회도 반드시 죽은 이들은 죄의 사함을 받아야 하늘에 올라갈 수 있다고 정의하였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도 교회헌장 8장에서 이 사실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연옥교리는 비록 성서에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는 사실은 아니지만, 여러 성서의 전통과 교회의 오랜 고민과 묵상 후에 얻어진 교리로, 죽은 이들에게 분명히 정화의 장소라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도를 통해 영혼들의 잠벌의 사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교리는 개신교의 여러 종파에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분들과의 대화하는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 교회의 정신에 따라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범을 보이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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