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이 산 아래서 모세를 기다리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겼다면 지금, 현대인의 우상은 무엇일까.
흔히 중남미 해방신학의 제2세대라고 하는 「경제신학」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이 책에서, 저자는 물신숭배가 근대 자본주의 문명을 근본적으로 규정한다고 본다. 이러한 물신숭배는 사물 또는 상품을 매개로 해서 관계가 형성되는 자본주의적 시장관계에서 유래한다. 이 관계가 오래 누적될 때 객체(상품, 자본, 화폐)가 주체이고 주체(사람)가 객체인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이러한 착각은 결국 주체가 된 객체의 절대화, 즉 물신숭배에서 절정을 이룬다.
기존의 전통적인 종교들은 이러한 물신숭배적 구조가 부여하는 의미를 종교적으로 정당화하고 신비화함으로써 구조의 존속에 일익을 담당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성서의 하느님, 삶의 하느님, 생명의 하느님에 대한 신앙고백에서 출발해 가톨릭의 사회교리와 기독교 근본주의를 분석, 비판하면서 물신숭배 비판이 곧 근대 문명비판이고 현대 신학의 주교 과제임을 명백히 한다.
<다산글방/493쪽/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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