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100주년을 앞둔 대구대교구,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향한 날갯짓을 할 때다.
하느님을 향한 절실한 믿음으로 늘 교구민에게 온전한 사랑을 베풀어 온 조 대주교는 제10대 대교구장으로 임명, 교구 발전의 구심점으로 탄탄히 자리 잡았다.
그는 사목모토인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이라는 말씀처럼 한결같은 사랑과 헌신으로 교구민들과 한길을 걸어온 목자였다.
■ 그리스도 사랑 몸소 실천
1954년 경북 달성에서 출생한 조 대주교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삶과 신앙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40년 넘게 강림공소(경북 달성군 화원본당 관할) 회장으로 봉직했던 부친 조순조(레이문도·2000년 선종)씨는 아들이 사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큰 영향을 끼쳤으며, 모친 나일남(임파·93) 여사는 조 대주교에게 사랑과 나눔의 삶을 일깨워줬다.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일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한 외유내강(外柔內剛)형. 늘 겸손하고 남에게 모두 내어주는 조 대주교의 성품은 사목 현장에서 고스란히 신자들에게 전해졌다.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 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시편 34, 9)를 사목 모토로 1981년 사제품을 받은 조 대주교는 군종사목과 교포사목, 형곡·덕수본당 주임 등 일선 본당을 비롯해 교구 사목국장, 사무처장, 매일신문사 사장 등 특수사목직 또한 두루 경험하게 된다.
특히 조 대주교는 1990년대 말 교구 역사의 전환점으로 평가되는 제1차 교구 시노드가 열리던 당시 사목국장과 사무처장을 겸임하며 100주년 준비의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또 관덕정순교기념관장을 맡으며 순교자 현양과 시복시성에도 힘써 왔다. 또한 주교 서품 직전에는 매일신문사 경영을 맡으며 매스미디어를 통한 문화 복음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조 대주교의 사제 생활 가운데 ‘베들레헴 공동체’를 빼놓을 수 없다. 전신마비 장애인인 이상열(바오로)씨와의 인연으로 조 대주교는 비영리 장애인 복지시설인 ‘베들레헴 공동체’를 설립, 착한 목자로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스로도 “사제 영성에 큰 활력소”가 됐다는 베들레헴 공동체 설립을 통해 알 수 있듯, 조 대주교는 주교 서품 후에도 전 교구민에게 영적인 활력을 주고 희망의 100주년으로 인도하는 어진 목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 교구 발전·대사회적 활동에 헌신
2007년 3월 23일 대구대교구 보좌주교(아비르 마유스 명의주교)로 임명된 조 대주교는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을 서품 성구로 제9대 교구장 최영수 대주교를 보필하며 교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다.
“신자들을 늘 사랑으로 감싸 주신다”는 한 교구민의 이야기처럼, 조 대주교는 신자들의 영적 목마름에 늘 응답하는 ‘사랑의 목자’로서 교구민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교회의 대사회적인 활동에도 앞장서 왔다.
특히 2009년 김수환 추기경 선종 직후 한국사회에 불어 닥친 ‘장기기증’ 열풍에 따라, 같은 해 4월 8일 설치된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교구 사회복지회 산하)의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그동안 교구가 펼쳐온 사회복지 활동을 보다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조 대주교는 또 불교 사회복지재단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석가탄신일이면 대구 동화사를 방문하는 등 지역 내 종교간 대화에도 힘써 왔다.
2007년 10월부터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위원장으로 봉직해 오고 있는 조 대주교는 ‘문화의 복음화 포럼’등을 마련하며 교회 내 문화 복음화의 현 실태를 진단하고 사목적 대안을 모색해 왔다.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열린 교회’로의 활동을 지향하는 조 대주교는 2009년 12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교회는 어떤 종교나 문화와 관련된 민족에게라도 문을 개방해야 한다”며, “교회가 시민사회 형성과 유지에 함께해야 함”을 늘 강조해 왔다.
2007년 3월 주교 임명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사목자로서 하느님 안에 살아가는 기쁨과 자유를 많은 이들과 나누려고 노력해 왔다”고 밝힌 것처럼, 교회를 넘어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고자 노력하는 조 대주교의 염원을 엿볼 수 있다.
■ 100주년 교구 도약의 희망 제시
2011년 교구 설정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교구장에 임명된 조환길 대주교는 이미 100주년 준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전 교구장 최영수 대주교를 도와 교구 100주년 3대 기념사업인 ▲제2차 교구 시노드 ▲100주년 기념 주교좌대성당 건립 ▲100년사 편찬에 전력을 다해온 조 대주교는 2008년 1월 출범된 교구 설정 100주년 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다.
하지만 은총의 100주년 사업에도 제동이 걸린다. 지난해 8월, 100주년 준비의 선봉장이었던 최영수 대주교가 건강 악화로 교구장직을 사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종했다. 조 대주교는 교구장 직무대행을 맡아 아버지 잃은 교구민들의 비통한 마음을 보살피며, 최 대주교가 남긴 뜻에 따라 교구 100주년 사업을 이끌어간다.
조 대주교는 지난 2월 ‘교구설정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본부’를 출범시키며 100주년 준비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
교구 내 전 분야가 고루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기념사업 추진본부는 100주년 준비위원회를 개편·재구성한 것으로, 3대 기념사업뿐 아니라 생명사랑나눔운동, 기도·영성운동 등도 함께 진행하며 전 교구민이 은총의 100주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이끌어오고 있다.
본부 출범식 기념미사에서 조 대주교는 “초대교구장 드망즈 주교께서 교구의 기초를 마련하고자 그랬던 것처럼, 100주년 사업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교구 주보인 루르드 성모께 도움을 청하길 바란다”며, “개개인의 이익보다는 하느님의 영광과 뜻을 살리기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해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해 나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오직 하느님의 영광과 뜻을 알리기 위해 살아 왔던 조환길 대주교. 소통과 통합에 힘쓰는 목자로서 ‘새 시대 새 복음화’ 실현에 더욱 큰 디딤돌로 자리 잡는 것이 교구민 모두의 일치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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