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께서 산과 들에서 대중들을 향해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기 시작한 이래 복음을 선포할 사명을 받은 사도들과 교회는 말과 글로써 세상 만민에게 소식을 전해왔다. 그 후 대중 매체가 발달하면서 사도들이 전했듯이 말과 글로 복음을 선포하게 됐다.
현대 사회의 급격한 과학 문명과 컴퓨터, 첨단 커뮤니케이션의 발달은 과거 복음 선포의 양식에도 급속한 변화를 가져왔다. 신문과 라디오, TV를 통해 복음이 선포됐고 교회는 이러한 대중 매체의 발달을 복음 선포의 유력한 도구로 보고 활용을 강조해 왔다.
산업사회말기 정보사회의 도래를 목전에 둔, 아니 이미 현실화된 정보사회의 세상은 교회로 하여금 정보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교회를 포함한 전세계 가톨릭교회는 정보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적지않은 노력을 경주해왔다.
교황청은 이미 몇 해 전 교황청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 단 사흘만에 100만 건 접속을 돌파하는 엄청난 관심과 호응을 확인했다. 대희년을 앞에 둔 지금 전세계 각국과 교황청의 대희년 준비위원회는 인터넷으로 연결돼 대희년과 관련된 각종 공문과 자료들이 수시로 오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각 교구마다 인터넷 사이트가 개설되지 않은 곳이 드물고 아시아 각국에서도 앞다퉈 인터넷을 미래의 가장 유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래교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경우 이른바 N세대, 곧 네트워크가 마치 지금의 라디오나 TV처럼 일상화된 세대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교륲할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가 생활 자체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세대가 곧 지금의 청소년들이다.
사이버 세상 안에서의 삶이 낯설지 않은 이들 세대는 한국교회의 절대 다수를 이루는 기성 세대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사고방식, 행동양식을 갖는다. 결국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목에 있어 이전의 가톨릭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던 사목방식과 복음 선포가 그리 크게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정보사회가 도래하면 일선 본당사목자들의 사목형태도 앞으로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 분명하다. 새술은 새부대라는 성서 말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가치체계와 행동양식을 지닌 새 사회의 도래에 맞춰 복음 선포의 새로운 모델과 정책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교회의 시급한 과제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정보화를 시작으로 하는 초기 단계이다. 물론 교구에 따라서는 일반 기업에 못지 않은 규모와 기술력을 자랑하는 정보화 프로젝트를 추진,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많은 교구와 본당에서 인터넷을 사용한 사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구에서는 네트워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본당에서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본당 업무 프로그램을 어디서 구해햐 할지를 고민할 정도로 정보화 수준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정보화 사업은 막대한 초기 투자와 그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필요로 하며 근본적으로 인식의 패러다임이 변화돼야 하는 엄청난 변화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정보화가 하루아침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꾸준한 변화와 시대적 조류에 대한 적응의 노력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한국교회 전체의 정보화, 그리고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세상에서도 복음선포의 목소리가 울려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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