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언제까지 읽어주어야 할까요?”
“계속 읽어주면 스스로 읽는 습관이 안 생길까 봐 걱정이에요.”
많은 독서전문가들은 적어도 10살까지는 반드시 읽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다 해도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혼자서 책을 읽고 있을 때에는 아낌없이 칭찬을 해 주어야 한다. 만약 열 살이 넘어서도 스스로 읽기가 잘 안 되는 아이라면 그때에도 읽어주어야 한다.
계속 읽어주면 혼자 읽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모와 함께 책을 즐겨 읽는 아이는 점차 읽기에 흥미를 붙이게 되고 스스로 읽을 자신감을 갖게 된다. 책을 읽는 방법도 연령이나 수준에 따라 다음의 세 단계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는 소리 내어 읽어주는 단계이다. 이 단계는 취학 전에, 또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나 자기 학년보다 낮은 이해능력을 가진 아이에게 정확한 발음으로 읽어주는 단계이다. 흥미 있어 하는 책이나 그림이 많은 책을 골라 2~3회 이상 하루에 약 30분씩 꾸준히 읽어준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거나 함께 책을 펼치고 책을 읽어주는데, 이때 아이의 눈은 책에 고정되어 부모가 읽는 소리를 들으며 눈으로 내용을 따라가게 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리와 문자가 서로 대응하여 읽기에 익숙해진다. 부모가 소리 내어 읽어주고 난 뒤에는 스스로 읽어보게 할 수 있다. 때로는 한 페이지씩 읽어주고 따라 읽게 한다. 아이가 읽을 때 틀리게 읽으면 읽는 순간에 바로 지적하지 말고 다 읽게 한 다음 “다시 읽을 테니까 잘 들어보렴”이라고 말한 다음 정확하게 다시 읽어준다. 반복해서 읽은 다음 점점 빠른 속도로 읽게 하여 속도감을 키운다.
두 번째는 함께 읽기 단계이다. 함께 읽기는 책을 읽기 전이나 책을 읽으면서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는 단계이다. 책을 읽어줄 때는 반드시 끝까지 읽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 새로운 정보를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과 관련하여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많이 끌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가 알고 있는 것이나 연상되는 것을 자유롭게 떠올리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새로운 정보를 연결시켰을 때 학습이 잘된다는 것은 많은 인지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함께 읽기는 책을 읽는 중간에 다음에 나올 내용을 예측해 보는 등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는 단계이다. 잘 모르는 어휘를 찾아 문맥에서 그 뜻을 예측해 보게 하거나 부모가 어휘 뜻을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다. 함께 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활발하게 자기 생각을 말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안내하는 읽기이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책이 두꺼워져서 읽어주기가 점점 부담스러운 경우에 하는 방법이다. 좀 두꺼운 동화나 소설과 같은 책은 처음 10여 페이지를 소리 내어 읽어주어 동기를 유발시킨다. 재미있으면서도 긴 이야기를 읽어주다 보면 처음에 시큰둥하던 아이도 흥미를 갖게 돼 읽으려고 한다.
정보를 알기 위한 책은 책에 나온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다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몇 가지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선택한 다음 해당되는 부분을 읽어준다. 이런 책은 읽은 후에 무엇을 배웠는지 다시 떠올려 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눈을 감고 금방 알게 된 정보들을 말해 보게 하거나 그림으로 시각화해 보는 것이 정보를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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