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정말 맛있네요. 저렴하고, 무엇보다 친절해서 참 좋아요.”
경북 포항에 특별한 커피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장애인 4명이 직접 커피를 뽑고, 주문과 계산, 서빙, 환경정리 등을 도맡아 하는 이곳에서는 그들의 꿈과 희망이 자라고 있다.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김정렬 신부)이 운영하는 ‘카페 카리타스 이동성당점’을 찾았다.
“저희가 직접 만든 음료들을 맛있게 먹어주시고 칭찬해 주시니 참 좋아요.”
카페를 찾은 손님들에게 음료를 전달하고 나서 이믿음(23)씨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좀처럼 표정이 변하지 않는 믿음씨지만, 일하는 게 무척 재밌는 모양이다.
대구대교구 이동본당(주임 박용욱 신부, 경북 포항시 남구 대이동 648-6) 교육관 1층에서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 작은 카페. 문을 연 지 두 달이 조금 넘었을 뿐이지만 고객의 발길은 갈수록 늘고 있다. 아직 서툴고 실수도 하지만, 커피를 맛 본 이들의 입소문 덕분이다.
카페를 자주 찾는다는 이순주(가타리나·이동본당)씨는 “가끔씩 실수하는 모습도 보게 되지만 열심히 일하는 이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커피 맛도 좋다”며, “막연히 장애인들은 이런 일을 할 수 없을 줄로만 알았는데, 자주 만나게 되니 인식이 개선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 지적 장애인들은 직업훈련과정에서 습득한 직무기술을 현장에서 일반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용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커피전문점 운영은 비교적 직무기술 습득이 용이하고 작업상 위험요소도 적어 장애인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이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2010 포스코 지정기탁장애인직업재활프로그램을 통한 경상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카페를 운영한다. 이동본당은 교육관 1층 100㎡ 규모의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채민혜(안나)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재활팀 사회복지사는 “장애인들이 직접 일을 하고 수익을 내면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첫째 목표”라며, “보다 안정화될 수 있도록 꾸준히 교육시키고 격려하면서 새 커피전문점이 개설될 때에는 바로 투입시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카페 개설에 대한 문의 또한 늘고 있어 복지관은 향후 5년 내에 카페를 3곳 이상 더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늘 웃는 얼굴로 주문을 받는 박천일(28)씨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아버지 고향(충북 제천)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며 꿈에 부풀어 있는 천일씨의 눈동자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문의 054-282-4009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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