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위령성월을 보내며 문득 그리워지는 이가 있다. 늘 착한 사제로 살길 바라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했던 한국교회 최초의 추기경, 고 김수환 추기경이다. 10일 오세영(파스칼) 화백이 그의 온 열정을 쏟아낸 작품을 (재)바보의 나눔(이사장 염수정 주교)에 기증, 고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했다. 오 화백은 1979년 영국 국제 판화 비엔날레 옥스퍼드 갤러리상 수상, 1985년 미국 평론가가 뽑은 미국 해외작가에게 주는 10대 미술가로 선정되는 등 그동안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판화계의 대가다.
“캐리커처에는 김 추기경님 생전의 기도하는 모습, 등산하는 모습, 추기경 서품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늘 주변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시는 분이셨어요.”
특히 그는 “동성중학교 2학년 때인 1953년 김 추기경으로부터 견진성사를 받았다”며 “늘 존경해왔던 분이었는데 이렇게 작품을 헌정할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 화백이 기억하는 김 추기경은 늘 따뜻하고 겸손한 분이다. 그런 존경의 마음은 오 화백이 기증한 작품의 곳곳에 녹아 있다. 오 화백은 (재)바보의 나눔에 캐리커처뿐 아니라 가장 소중히 여기는 작품 중 하나로 이날 함께 기증한 성화 판화 ‘최후의 만찬’과 ‘부활을 목격한 세여인’ 또한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기증했다.
“성화 판화인 최후의 만찬은 뉴욕 몬타크 화랑과 독일 드 트레페 화랑이 공동 주체한 공모전에서 국제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며 목판화 1위를 수상했습니다. 소중한 곳에 쓰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재)바보의 나눔에 전합니다.”
그는 기증식에서 감사패를 받으며 “동성중고등학교 후배로서 고 김수환 추기경님을 기릴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며 “항상 겸손하시고 밝게 웃으셨던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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