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리구 하우현본당(주임 정광해 신부)의 서루도비꼬 성인상이 제 모습을 찾았다.
교구 가톨릭미술가회 엄종환(요셉)씨는 지난 10월 초 우연히 미사를 봉헌하러 하우현성당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성당 마당에 있어야 할 루도비꼬 성인상이 사라진 것.
지난여름 태풍 곤파스로 인해 성인상이 떨어져 크게 파손됐지만, 본당은 복원방법을 찾지 못해 지난 몇 달 간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엄씨는 본당 주임 정광해 신부와 상의 끝에 자신이 성상을 복원하기로 결심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파손됐던 이전 성인상은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계통의 흔히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소재로 이뤄져 있어 열과 파손에 약했다. 엄씨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청동을 이용, 새 성인상을 완성했다.
“성인상을 복원하며 소재는 바꾸되 성상의 모습과 의도는 원형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본당은 지난 10월 31일 새롭게 복원된 성인상을 맞아 축복식을 가졌다. 정 신부는 “문화적,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곳에 이제야 제대로 된 성인상을 모시게 되어 이곳 신부로서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우현성당은 서 루도비꼬 성인이 있는 둔토리 성지와 인접한 역사적인 곳이기에 새로 복원된 성인상을 맞는 기쁨이 남달랐다.
엄씨 역시 “프랑스 출신인 루도비꼬 신부님이 한국의 가톨릭신앙을 위해 애쓰다 27세의 젊은 나이에 참수형을 당했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며 “복원 작업에 임하며 오늘 우리 신앙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신앙생활에 임하고 어떤 모습으로 봉사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복원 작업은 오래된 성상과 성미술품 보존·관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우선, 이미 제작 설치된 성상의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성구 성상을 교체하거나 위치 변경을 원할 때 제작 당시의 작품 의도가 변하지 않도록 제작자가 참여하는 성상위원회를 구성하여 철저한 논의를 거친 후 실행하는 진지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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