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경제의 이름으로 하느님을 거부하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상실의 시대. 신앙은 우리 인간에게 무엇이고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신앙인의 기본 출발은 어디에서부터인가?
수원가톨릭대학교 이성과신앙연구소(소장 박현창 신부)의 학술발표회에서 그 해답이 나왔다. ‘그리스도교 신앙과 인간’을 주제로 한 이번 학술발표회에서는 구약성경으로 바라본 신앙인의 모습과 신앙의 초석 유아세례를 둘러싼 교회의 실태를 확인했다. 구약성경에 담긴 인간상을 통해 미래지향적 비전을 살펴보고, 신앙의 시발점이 되는 유아세례를 위한 사목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된 것. 다음에서는 주제발표를 맡은 주교회의 성서사도직위원회 총무 심탁 신부와 이성과신앙연구소 소장 박현창 신부의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 심탁 신부 - 구약성경의 인간과 현대인의 비전
고고학적, 역사비평적 연구(어원학, 역사학, 의미론, 비교 종교학 등)에서 인간학과 공시적 연구(인문학적, 문학적, 심리학적 연구)의 조화가 필요하다.
역사 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바라본 성서학자들의 연구가 현장성 있는 인간학과 만날 때 구약성경의 인간학은 빛을 발한다. 말씀이 현실 안에서 최고의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이 양자 간의 합당한 조화가 이루어질 때일 것이다.
하느님 말씀을 현실에서 체험하고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주석학자들의 일차적 의무이다.
또 이 시대를 위해 창조적 신화 연구를 새롭게 시도해야 한다. 그러면 신화적 창조신학은 대중을 향하여 더 풍성한 계시 진리의 영향력을 뿜어낼 것이다.
흔히 우리 시대를 인간성 파괴의 시대라고 걱정들을 하지만 우리가 가진 신화를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나아가 접근방식과 이해방식이 현대화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수 있다. 정보화, SNS(소셜 네트워크 시스템), 지구촌 시대를 살면서 이 시대에 맞는 신화를 찾아야 한다.
하느님의 창조는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손에 맡겨주신 세상의 창조적인 사업을 통해서, 과학과 학문과 인간의 발전을 통해서 그리고 새로운 신화의 창조와 새로운 신화의 해석과 적용을 통해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 박현창 신부 - ‘성장하는 신앙’의 축소판, 유아 세례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유아 세례 사목 분야에 대한 인식과 의식의 전환이다. 그 다음으로 오랜 교회의 전승과 풍부한 영성에 따라 교육이 선행되고, 이어서 단계적인 참여와 상호보완이 뒤따른다.
부모와 어린 자녀 사이의 조건 없는 사랑의 관계가 사회학적으로 가장 친밀한 유대의식과 희생을 드러내면서도 정작 신앙의 영역에서 만큼은 예상 외로 양자 사이에 신앙의 대물림이 둔화되고 상호소통과 지원이 희미해지는 정체 현상이 나타난다.
유아 세례는 교회의 신앙으로 대표되는 부모의 신앙으로 가능하지만, 역으로 자녀의 세례를 통해 잠정적 혹은 장기적 냉담시기에 처한 부모를 종교생활로 다시 회두시키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전제조건은 각 가정에서 최소한의 안정된 정서·신앙적인 환경 구축과 정신을 일깨우는 의식 전환과 마음을 움직이는 지속적인 교육의 병행이다. 그러므로 세례를 전후로 그 준비에서부터 출산, 유아 세례, 첫영성체, 견진에 이르기까지 부모의 신앙이 세례 때만 청하는 일회성 의무 신앙이 아닌 한 인간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영성적으로 온전히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할 때까지 함께 믿음과 희망을 지속적으로 키워가는 동반자다운 부모와 그를 지원하는 공동체의 신앙여정이 그 밑바탕에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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