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세한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예비자 교리를 하면서 주로 주님의 기도나 성모송 등 기도문과 기도서에 나와 있는 기도문들을 외우고 미사를 익히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을 해나가면서 기도문으로 기도를 바치는 것도 좋지만 저 나름대로 하느님께 기도를 바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어떻게 기도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요.
【답】우리 천주교회에서는 주로 기도서에 각종 기도문을 만들어 수록해 놓고 함께 기도할 경우 기도문을 외우도록 하고, 개신교에서는 예배 중에 개인이 즉석에서 기도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질문자와 같은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천주교회에서는 예비자 교리 기간에 대체로 많은 기도문을 외우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도문들은 천주교 전례가 공동체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나 성모송, 미사 경문 등 천주교 기도문들의 내용을 보면 대체로 성서의 내용과 천주교 교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기도문을 함께 외움으로써 교우들은 천주교회에서 가르치고 고백하는 통일된 신앙고백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천주교 전례가 주로 공동체를 강조하면서 진행되므로 교우들 개개인의 마음을 담아서 즉석으로 기도하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적인 전례라 하더라도 꼭 기도문만 가지고 기도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례 중 미사지향이나 영성체 후 기도 등에서 개인적인 기도가 습관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기도문만 되풀이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역시 훌륭한 기도 생활의 한 방법이므로 염려하실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동체가 함께 기도를 할 경우를 제외하고 혼자서 기도할 때에 꼭 기도문을 외워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오히려 혼자서 기도를 할 경우 자신의 마음 상태나 주님께 청하거나 알리고 싶은 상황을 가지고 평안하게 기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개인 기도의 경우 일방적으로 빈말만 되풀이하는 기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기도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주님의 기도를 본받아 기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으실 듯 합니다. 그것을 요약하면, 먼저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청할 것을 말씀드리되 아버지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기원하는 것입니다. 또 항상 우리가 시련과 유혹에 처하지 않을 수 있도록 보호해 주시도록 청하며 하느님께 영광과 통치가 영원하시도록 찬미를 드리는 것입니다.
개인 기도의 경우, 아무리 마음이 조급하다고 할지라도 정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내뱉듯이 기도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도를 위한 마음가짐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자기가 하느님께 무엇을 청할 경우에도 세속적인 명예나 자기 개인적인 욕심을 위한 것이 되지 않도록 좀 더 깊이 생각해서 공동선을 위한 기도가 되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기도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갖고 신뢰를 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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