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행이다. 인생은 가보지 않은 낯선 길을 걷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다시는 돌아 갈 수 없는 길이고 앞으로 걸어 갈 길은 미리 가 볼 수 없는 길이다.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은 아직 걷지 않는 길 뿐이다.
인생의 모든 여정은 오직 한 번 지나 가는 길이고, 인새의 모든 순간은 오직 한 번 주어지는 시간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걷는 모든 길은 마지막 길이고, 우리가 사는 모든 시간은 마지막 시간이다. 매일 매시간은 우리에게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이고, 마지막 기회다. 그러니 우리에게 주어지는 모든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게 써야 하는 시간인지를 알 수 있다. 인생에는 결코 잘못된 길에서 방황할 시간이 없다.
쓸 데 없이 허비한 시간은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시간이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을 살펴 보자. 나는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걸어야 할 길을 걷고 있는가? 아니면 걸어서는 안 될 길을 걷고 있는가?
사람의 인생에는 걸어야 할 길과 걸어서는 안 될 길이 있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선택할 수 있는 두 개의 길이 제시되어 있다. 이 두 개의 길은 「생명의 길」과 「죽음의 길」이다.
『사람 앞에는 생명과 죽음이 놓여 있다. 어느 쪽이든 원하는 데로 받을 것이다』(집회서 15,17)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 앞에 생명과 죽음을 놓아 두셨다. 그리고 각자가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셨다.
생명은 빛이고 죽음은 어둠이다.
생명은 사랑이고 죽음은 증오이다.
생명은 자유이고 죽음은 예속이다.
생명은 기쁨이고 죽음은 고통이다.
하느님은 생명이시다. 하느님의 생명은 완전하고 영원하다. 하느님의 생명의 빛이고 사랑이고 자유이고 기쁨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생명을 모든 사람에게 주기를 원하신다. 그래서 당신의 빛과 사랑과 자유와 기쁨을 모든 사람이 누리게 되기를 바라신다. 그러나 무한한 자유이신 하느님께서는 자유로운 피조물인 사람에게 당신의 사랑을 받아 들이라고 강요하지 않으신다. 오로지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자신을 바치는 사랑으로 자유롭게 호응해 오기를 사람들에게 바라실 뿐이다.
사람에게 자신을 내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는 사람의 사랑이 만날 때 하느님과 사람과의 결합이 이루어진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당신과 결합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생명을 선물하신다. 사람은 자기를 버리면 버릴수록 더 완전히 자신을 하느님께 바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더 완전히 자신을 하느님께 바칠수록 더 충만하게 하느님의 생명으로 채워지게 된다. 자기를 버림으로써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는 사람은 생명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사람은 자기를 버림으로써 생명을 얻게 된다. 이렇게 해서 사람은 어둠과 증오와 예속과 고통에서 벗어 나서 빛과 사랑과 자유와 기쁨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자기를 버리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내어 줄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이기주의 안에 자기를 유폐시킴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거절하는 사람들이다. 이기주의자는 이기적인 자기 사랑을 위해 하느님을 버리는 사람들이다.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은 하느님과의 결별을 선택하는 것이고, 하느님과 결합할 자격을 상실하는 것이다. 생명이신 하느님과의 결별은 필연적으로 죽음을 초래한다. 이렇게 죽음을 선택하는 사라들이 거두는 수확은 어둠과 증오와 예속과 고통뿐이다.
사람이 자유롭게 하는 모든 행동은 하느님께 영향을 미친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행동은 하느님께 영광과 기쁨을 드린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행동은 하느님께 모욕과 고통을 끼쳐드린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에게는 무엇이 돌아 오든 상관하지 않고 하느님께 영광과 기쁨을 드리기만을 바란다. 그러기에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기꺼이 자기의 뜻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된다.
이렇게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사랑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계명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 주셨다. 그러니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곧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요한 Ⅰ 5,3)이다.
하느님의 계명은 하느님께서 생명의 길에 세워 놓으신 안내 표지판이다.
하느님의 계명을 따르기 위해 자기의 뜻을 버리는 사람은 생명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자기의 뜻을 따르기 위해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느 사람은 죽음의 길을 걷게 된다.
사람은 언제나 하느님의 계명에 비추어서 자기가 가고 있는 길이 생명의 길인지 죽음의 길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는 회개로써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라는 세례자 요한의 설교를 듣는다. 죽음의 길을 버리고 생명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회개이다. 생명을 주러 오시는 주님은 회개하는 마음으로만 맞을 수 있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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