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 버린 승미(파비올라·부산 만덕본당).
승미가 하늘 나라로 간지 6달만에 「승미가 그린 작은 세상」이란 책으로 승미를 아끼던 가족, 친구 앞에 다시 그 예쁜 모습을 드러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작은 천사였던 승미는 올해 3월 2일 부산 양천 초등학교로 전학을 해서 3월 17일 반장 선거를 통해 반장으로 뽑히던 그날 첫 구토 증세를 보이고 3월 22일 세상을 떠났는데, 병명은 폐혈증. 그러나 미확인 상태.
평소 건강했던 승미가 3월 15일 학교에 잘 다녀와서는 두통을 호소했다. 인근 병원에 가니 감기니까 별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별 다른 차도는 보이지 않고 계속 열이 났다. 결국 18일 심한 고열로 대동병원 응급실로 갔다. X-Ray 촬영 후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여 밤 12시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일초를 다투는 가족의 마음과는 달리 토·일요일이라면서 월요일이 되어야만 뇌척수 검사가 가능하다고 했고 승미는 검사를 제대로 받아보지도 못하고 월요일 새벽에 숨을 거두었다.
한마디 말이 없던 승미가 숨을 거두기 전 여린 손으로 병실 벽을 치며 큰소리로 외친 말은 『성모님 도와주세요!』였다.
작년 6월 20일 첫 영성체를 한 후 한번도 빠짐없이 부산 만덕본당(주임=문성호 신부)에서 주일 미사에 참여했던 승미는 놀러갈 때도 꼭 일기장은 들고 다녔다.
종이접기, 그림, 바이올린, 스케이트, 수영 등 무엇이든 열심히 했고 매사 적극적이며 밝고 동정심 많은 아이였다. 쓰러지던 그날까지도 가족, 친구, 학교, 이웃, 조상, 나무, 병아리… 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깨끗한 마음 그대로 진실하게 일기장에 쓰고 있다.
「승미가 그린 작은 세상」의 출간은 사후 승미의 일기장을 읽어본 민락초등학교 박웅 교장 선생이 『마치 살아 숨쉬는 것 같이 느껴지며, 모든 학생들에게 승미의 바른 생각과 언행, 일기 쓰는 법을 배우게 하면 좋겠다』고 하면서 부모님께 권장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대부분의 물건들을 승미 곁으로 태워 보냈는데, 그저 승미의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어 시작했던 것이 차츰 책이 나오면 승미가 세상에 알려질 뿐만 아니라 그 책으로 무엇인가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힘을 쏟았다고 한다.
승미 부모는 6개월 동안의 작업끝에 나온 이 책이 비록 보잘 것 없지만 모든 어린이들에게 유용하게 읽혀지고 또한 그 판매 수익금 전부가 병마와 싸우고 굶주림에 고통받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뜻을 밝혔다.
「승미가 그린 작은 세상」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지만 아름다운 선물이 되기를 작은 천사 승미와 함께 바란다. ※구입문의=(051)302-6806, 017-556-2860
청소년과 함께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