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살의 나단은 잘생긴 아프리카 잠비아 청년이다. 큰 키에 큰 눈도 매력적이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가장 사랑스럽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그는 오랫동안 싸워온 병마로 인해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오고 있다.
나단은 어릴 적 뇌수종 진단을 받았다. 뇌수종은 뇌에 차 있는 일정량의 물이 정상보다 많아질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바로 수술을 했다. 머리에 차는 물이 빠져 나갈 수 있도록 몸속에 튜브를 연결했다. 일단락이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 발생했다. 수술 후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했다. 다리도 자주 아프고 시력도 점점 나빠졌다. 잦은 병치레로 10학년, 11학년인 여동생들보다 학년이 뒤처졌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다보니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뛰어 노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얼마 전에는 다리가 또 부어 한 달 간 학교를 쉬어야만 했다.
현재 나단에게는 2차 수술이 절실하다. 어릴 적 수술을 했기 때문에 튜브를 갈아야 하는지 검사부터 해봐야 한다. 12월 안에는 병원에 가야 한다. 그나마 검사할 시설을 갖춘 병원도 나단이 살고 있는 무풀리라에서 450km나 떨어진 수도 루사카까지 비포장 도로를 온종일 달려가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진료비는 고사하고 병원에 갈 차비마저도 구하기 어렵다. 아픈 손자를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미안하기만 하다. 사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농사를 지으면서 나단 삼남매를 지금까지 키워온 것도 놀라울 뿐이다.
나단에게도 물론 부모가 있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오래전에 이혼했다. 이후 엄마는 돈을 벌어오겠다며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삼남매를 남겨두고 떠났다. 아버지와 연락이 끊긴지는 이미 오래됐고 얼마전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엄마도 뜸하게 연락을 주고받다보니 이제 나단에게 부모는 인식마저도 흐려진 존재다.
현재 나단의 집은 아프리카 잠비아 무풀리라 로빈슨네스트 고아원이다.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수도회가 운영하는 이곳은 지역 내 어린이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돌본다. 어린이들이 취직해서 가족을 돌볼 수 있게 돕는 것이다. 하지만 나단에게는 평범한 아이들에게 바라는 기대마저도 버겁게 느껴진다.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잠비아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수도회 원장 한 마티아 수녀는 “나단이 지금 앓고 있는 병 앞에서 우리의 무력함만을 실감한다”면서 “항상 걱정하지 말라고, 괜찮다고 말하는 나단에게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도움 주실 분 1006-792-000001 우리은행, 703-01-360421 농협, 예금주 (주)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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