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기의 개막을 앞두고 전세계에서는 밀레니엄 준비가 한창이다. 밀레니엄 돔을 만든다. 인간 띠를 잇는다. 타임 캡슐을 묻는다 등 다채롭고 희한한 밀레니엄 행사들이 마련된다. 밀레니엄 열풍을 보고 혹자는 『2000년이 된다고 특별히 달라질 것이 뭔가』하며 과도한 밀레니엄 경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면 교회가 2000년을 대희년으로 선포한 의미는 무엇인가? 2000년에 맞는 희년은 그저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행사에 지나지 않는가? 희년의 희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제삼천년기」에서 「시간」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스도교 안에서 시간은 근본적인 중요성을 갖습니다』(제삼천년기 10항)
시간의 차원 안에서 세상이 창조됐고 구원의 역사가 전개됐으며 시간의 끝에 하느님 아들이 재림한다. 교회는 이러한 시간의 의미를 바탕으로 한 해의 주기 안에서 생활하고 전례를 거행한다. 매 주일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매번 새롭게 주님의 부활이 기념되는 매번 새로운 시간이다.
희년은 특별히 「은총의 해」이다. 희년은 『하느님께 특별한 양식으로 봉헌된 시간』(제삼천년기 12항)으로 『단지 때마다 돌아오는 주년의 반복이 아니다』(제삼천년기 11항). 특별히 2000년 대희년은 여느 다른 희년과는 다르며 그보다 의미가 더욱 크다 (제삼천년기 16항).
희년은 이처럼 특별한 은총의 해이며 그리스도인들 뿐만 아니라 전체 인류를 위해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스도 탄생 후 2000년은 그리스도인들 뿐만 아니라, 이 두 천년기 동안 그리스도교가 수행해온 걸출한 역할로 인해, 간접적으로 는 전 인류를 위해서도 특별한 대희년이 된다(제삼천년기 15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으로 선출될 때부터 그리스도 탄생 2000년을 기념하게 될 천년기의 마지막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교황은 선출된지 5개월만인 1979년 3월 4일 발표한 첫 회칙 「인간의 구원자」에서 『이 시기는 사실상 이미 서기 2000년에 매우 가깝다. …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에게는 그 해가 대 경축년이 될 것』(3항)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미 그 때부터 전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특별히 하느님께 봉헌된 해를 준비하도록 한 것이다.
대희년을 위한 준비는 여러 해전부터 시작돼왔다. 1994년 발표된 교서 「제삼천년기」는 희년의 준비를 위한 제반 사항들을 담은 것이다. 1단계로 신자들이 전반적인 주제를 인식하게 하고 2단계로 직접적인 준비에 들어가 희년 시작 3년전부터 성자, 성령, 성부의 해를 차례차례 기념하면서 3년간의 본격적인 대희년 준비기간을 설정해 만전을 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