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한국을 방문한 독일 베네딕도 수도회 노베르트 베버 신부의 금강산 여행기.
분단 이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지 1년여 되는 시점에서 70여년 전 푸른 눈의 선교사에게 비친 금강산의 비경이 과연 어떠했는지를 살필 수 있다.
19세기말 많은 외국인들이 금강산을 여행한 후 한국에 관한 저서 일부에 금강산의 절경을 소개하고는 있지만 금강산만을 주제로 한 단행본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 문필가이자 화가였던 베버 신부는 손수 그린 수채화와 사진을 명상으로 이끄는 글과 함께 실어놓았다.
베버 신부는 이 책 「수도사와 금강산」(원제:금강산) 외에도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라는 조선에 관한 역작을 저술했으며 15㎞에 달하는 다큐멘터리 필름에 조선의 농업, 수공업, 춤, 농악, 미신, 장례 등 갖가지 문화 풍속을 담기도 했다. 그 필름들은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발행하는 월간 「들숨날숨」에 연재되고 있는 중. 그의 이러한 활동은 선교지 민족들의 문화, 사회적인 발전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선교관과 조선과 조선인에 대해 지녔던 좋은 감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수도사와 금강산」의 저자 베버 신부는 『금강산을 오르면서 어렵고 힘들 때도 많았으나 금강산행은 가슴 속에 생생한 추억으로 살아남아 있다. 금강산 여행 때 썼던 일기장을 들춰볼 때마다 다시금 흥분에 사로잡힌다』고 고백하면서 『하느님의 창조물 중에서도 으뜸가는 금강산 절경 속에서 조선 불교의 성지인 사찰이 더욱더 아름답고 성스럽게 보였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는 한국 최초의 진경 산수화가인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이 소개돼 있어 그가 얼마나 조선의 산수와 문화를 사랑하고 그에 대한 안목이 깊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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