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비신자 교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어느 모임에서 세상의 종말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들었습니다. 물론 종말론에 현혹되지 말라는 당부를 신부님이나 수녀님께 들었지만 자꾸만 종말론의 주장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괜히 불안한 마음도 생기곤 합니다.
어떤 자세로 이런 이야기들을 들어야 하나요?
【답】요즘 세기말 현상의 하나로 여러 신흥 종교들이 나타나면서 천편일률적으로 종말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종말론은 단순히 세상의 종말을 주장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종교에서 가르치는 교리의 결론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종파에서 주장하는 교리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할 때 인간의 시작과 종말, 세상의 마지막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반대로 종말론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그 종파의 진정한 가르침이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선 사람들의 성향을 살펴볼 때 1월에는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열의를 강하게 느끼고, 12월이 되면 정리하고 마무리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또 일반 세상에서도 10주년, 20주년, 25주년, 50주년, 100주년 등 나름대로 구분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러한 성향은 사람이 시간의 제약을 받고 언젠가는 죽게 된다는 한계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선 이러한 한계 때문에 종말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면 자신의 현실생활을 되돌아보고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해 만족한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한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고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태도로 살아갈 때 이러한 허황된 종말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신흥종교와 종파들이 주장하고 있는 종말론은 대체로 성서의 한 부분을 글자 그대로 해석한 다름 현실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여 종말 상황을 성서와는 상관없이 과장되게 설명하는데 이 부분에서 도교 등 여러 종교에서 주장하는 극적인 종말 모습을 가지고 묘사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종말론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리스도교 근본 가르침이 무엇인지, 하느님께서 창조하셨고 『보시니 좋았던』세상이 인간의 범죄로 인해 파괴되었지만 어떠한 구원 약속을 주시는지, 그리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무엇을 위해 이 세상에 사람이 되어 오셨는지,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재림의 순간에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대접을 받고 세상은 모든 이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하느님을 아버지로 알아모심으로써 그분의 가르침대로 서로 사랑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러한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어야만 종말론의 이기적인 구원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의 종말은 하느님과의 만남이며 완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교인들은 『오소서, 주 예수님!』을 외치며 그분께서 빨리 오시도록 고대합니다. 질문자께서도 예비자 교리를 통해 이러한 주 예수님을 깨닫고 고백함으로써 희망과 사랑의 삶을 받아드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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