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교회의 대희년 준비
가톨릭교회의 대희년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대희년 준비에 대해 설명한 교황교서 「제삼천년기」를 발표하면서 부터이다.
교황은 교서에서 본격적인 대희년 준비에 전세계 교회가 나서기를 요청했고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동안 직접적이고 집중적으로 대희년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이 기간 동안 교황청은 지금가지 전례 없던 많은 일을 했다.
가톨릭의 대희년 준비에서 몇가지 중요한 요소와 활동에 주목할 필욕가 있다. 그 하나가 개신교, 성공회, 동방교회 등을 모두 포함하는 그리스도교의 일치를 위한 노력이다. 지난해 교황청이 루터교측과 맺은 「의화(義化)에 관한 공동선언」은 이와 관련한 큰 성과 중 하나이다. 교황청은 성공회, 동방교회와도 공식적인 창구를 만드어 꾸준한 대화를 하고 있다.
교회의 과거 역사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대희년 준비의 중요한 몫이다. 갈릴레오의 복권, 유다인 대학살에서 가톨릭 신자들의 책임을 인정한 쇼아(홀로코스트)에 대한 문헌, 종교재판에 대한 심포지엄에 이르기까지 역사 안의 가톨릭교회의 행적에 대해 상당히 열린 자세로 대하고 있다. 교황은 이러한 성찰을 거쳐 2000년에 「내 탓이오」를 고백하는 「용서의 청원」을 할 계획이다.
「현대 순교록」의 작성도 큰 의미를 지닌다. 「현대 순교자」들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 민족과 지역분쟁의 와중에서 양심과 신앙을 수호하기 위해 순교한 이들로 종파를 초월해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를 포함한다. 교황청은 각국의 목록을 집대성해 2000년에 순교록을 펴낼 계획이다.
대륙별 주교대의원회의는 주교들이 모여 교회의 활동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대희년 준비의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종합적인 방안이다. 11월 6일 최종문헌이 발표된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각 대륙별로 회의가 개최됐다.
한편 이러한 공식적인 대희년 준비는 아니지만 개도국이나 저개발국의 외채 탕감을 선진국들에 요청하는 「주빌레 2000」운동도 대희년 준비의 일환으로 상당히 폭넓게 국제적으로 확산돼 있다.
교황청과 세계 교회 차원의 준비에 발맞춰 각 나라에서도 준비위원회가 조직돼 로마와의 연계 안에서 희년의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 가톨릭에서도 「2000년 대희년 주교특별위원회」가 조직돼 제반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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