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원시교회와 사도들의 활동
④ 권위에 대한 복종
그리스도인은 인간이 세운 제도에 복종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타인에게 모범을 주는 생활은 사회질서를 지키며 국가의 권위에 복종함으로써 드러난다. 이는 모든 권위의 주권자이신 하느님께 복종하는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은 황제와 총독에게도 복종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인은 상하 질서를 지켜야 한다. 그것은 드 당시 사고방식으로 아랫 사람이 웃사람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인은 주인에게, 젊은이는 어른에게, 부인은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부부지간에는 상호 존경과 순종이 지켜져야 하고, 그리스도인들 사이에는 교만을 버리고 겸손을 실천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⑤ 성찬식과 사제적 백성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성전의 머릿돌이자 대사제이신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므로 사제의 일원이 된다. 『여러분도 신령한 집을 짓는 데 쓰일 산 돌이 되십시오. 그리고 거룩한 사제가 되어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만한 신령한 제사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십시오』(2,5). 『여러분은 선택된 민족이고 왕의 사제들이며 거룩한 겨레이고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2,9).
이와 같이 세례받은 그리스도인들은 뭇 민족 가운데서 선택되어 하느님의 백성이 되어 성찬식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께 제사를 올리는 사제의 직분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는 일반 사제직을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가르쳤다는 증거이며 그 당시 교회 안에서 사제직(원로와 감독)과 더불어 성찬식이 정착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⑥ 섬김과 봉사
특히 그리스도인에게 강조되는 덕복은 각자가 받은 은총의 선물에 따라 서로 봉사하고 섬기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광을 받으신다. 그리고 특히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섬김과 봉사의 덕목이 강조되어 있다. 이 내용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사도께서는 교회의 최고 목자로서 일반 신자들에게 뿐 아니라 교회의 지도자들에게도 적절한 권고를 하였다. 교회의 지도자(목자)들은 각자에게 맡겨진 신자들을 잘 돌보되 억지로 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해야 하며 더러운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행하며 양떼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착한 목자들에게 주어질 상급은 시들지 않는 영광의 월계관이다. 원시 교회나 구세주 강생 2천년을 맞이하여 대희년을 지내는 교회나 섬김과 봉사는 모든 계층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공통으로 해당되는 덕목이다. 왜냐하면 바로 이것이 주 예수님의 삶을 본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2) 두 번째 서간
① 부르심을 받은 그리스도인
사도 성 베드로는 최고 목자답게 「이 세상의 부패에서 멀리 떠나 하느님의 본성을 나누어 받은」그리스도인들에게 「진리를 굳게 간직하라고 일깨워 주려고 한다.」 이는 최고 목자의 자상한 사목적 관심과 배려이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그리스도와 공동 상속자가 되어 그분의 본성에 참여하는 고귀한 신분이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고귀한 신분을 깨닫고 『믿음에 미덕을, 미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경건에 교우끼리의 사랑을, 교우끼리의 사랑에 만민에 대한 사랑을 더하도록』요청 받는다. 사도께서는 이것은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더 잘 알기 위한 수단이라고 가르친다. 우리는 이 서간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연륜이 깊지 않은 소아시아의 신도들이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목자적인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배려하는 교회 최고 목자의 마음을 능히 헤아릴 수 있다.
②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라
어느 시대나 이설(異說)을 가르치고 유포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 당시에도 거짓 예언자들이 교회 공동체를 시끄럽게 하였던 모양이다. 그들은 진리가 아니라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려고 감언이설로 신도들을 착취하는 자들로서 음탕한 이단자들이나 반역자들과 협력하여 교회에 큰 문제로 등장하였다. 그들은 어떤 자들이었을까? 마술사 시몬의 제자들이거나 사도 성 바오로가 언급한 『십자가의 원수」(필립 3,18)들이거나 또는 고린토의 방종한 자들(1고린 6,12-202고린 11-12장)과 비슷하거나 또는 묵시록에 등장하는 니골라오파(2,6-15)에 속한 사람들로서 사탄의 비밀(묵시 2,24)을 안다고 자처하면서 발라암의 가르침(묵시 2,14-15유다 1,11)을 유포하였거나 하느님의 백성을 타락하게 한 죄악의 여인 이세벨(묵시 2,20)이 한 짓을 행하던 자들일 수도 있다.
그들은 온갖 감언이설로 신자들을 미혹하며 심지어는 주님의 재림을 믿지 않고 『그리스도가 다시 온다는 약속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 약속을 기다리던 선배들도 죽었고 모든 것이 창조 이래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지 않느냐?』(2베드 3,4)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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