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사랑하시어 스스로 인간이 되어 오시는 예수님의 2000번째 탄생이 이제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이 잔치상에 걸맞는 의상을 준비하지 못하면 쫓겨나듯이 2000년 축제를 기쁨 속에서 맞이하기 위해서는 초대받은 잔치인 성찬절에 관해 알아볼 필요가 있고 여기에 맞춰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이에 성탄과 관련한 궁금한 점들을 풀어본다.
왜 12월 25일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수성탄대축일인 12월 25일은 당시 성행하던 이교도들의 동지(冬至)축제를 거슬러 싸우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4세기까지 교회는 주일과 부활대축일의 빠스카 축일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 로마에서는 12월 25일을 무적의 태양신 탄생일로 여겨 태양신 축제가 성행했었다. 이에 교회는 태양신 축제를 반대하기 위해 12월 25일이라는 날짜와 바티칸이라는 장소적 의미에 정의의 태양(말라 4,2)과 세상의 빛(요한, 8,12)이라는 상징에 대한 의도로 성탄 축제를 도입한 것이다.
세 대의 미사
성찬전례의 특징 중 하나는 24일 저녁의 전야 미사와 밤미사, 새벽미사, 낮미사 등 세 대의 미사를 드리는 것이었다.
성찬의 세 대 미사는 교황청 전례에 기원을 둔 것으로 원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낮미사 한 대만 드렸으나 하느님의 어머니 명칭을 승인한 에페소공의회(431년) 이후 이를 기념해 성모 마리아대성당을 건축하고 곁에 구유경당을 건설했다. 이후 신자들이 베들레헴 구류를 모시고 베들레헴에서 행해지는 것과 비슷한 밤전례를 열망했는데 이것이 밤미사의 기원이다.
또한 로마에서 성녀 아나스타시아거당 곁에 있던 왕궁에 살던 비잔틴 권력자들이 12월 25일에 성녀 기념일을 지냈는데 이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교황은 성탄미사를 드리러 베드로대성당에 가기전에 성녀 아나스타시아성당에서 낮에는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전례를 거행했다.
성탄 8부
축일을 지내고 나서도 그 분위기가 지속되는 8일간을 뜻하는 8부는 7세기까지는 부활대축일에 국한돼 있었으나 신영세자들을 교육시킬 목적으로 많은 축일 뒤에 8부가 따랐으나 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부활과 성탄대축일만 8부를 지내고 있다.
교회는 성탄 후 8일째 되는 날을 하느님의 어머니로서의 마리아를 경하하기 위해 천주의 모친 성마리아대축일로 삼았고 성탄 다음 주일은 성가정 축일로 제정해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가정생활의 모범으로 기렸다.
성탄 8부중 가장 인기가 있는 날은 성탄 다음 삼일로 이 삼일에는 성 스테파노, 성 요한 및 무죄한 어린이들을 기렸기 때문이다. 교회들과 수도원들은 이날들에 부제들(성 스테파노) 사제들(성 요한) 학생 및 사제직을 소망하는 어린 학생(무죄한 어린이)들을 위한 축제를 베풀었다.
크리스마스 트리
트리없는 성탄은 이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대중화되어 버린 성탄트리. 독일에서 맨처음 사용했던 것으로 추측되는 트리는 그리스도의 나무라고도 했으며 겨울철에 보기 어려운 푸른나무를 사용하기에 푸른 나뭇가지라고도 불렀다.
1600년경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성당앞 정원에서 낙원극을 공연했는데 이 공연동안 생명의 나무(창세 1,9)을 상징하는 상록수에다 과자를 달고 나무 주위에대 촛불을 피워 빛나게 했다. 지금도 남부 독일에서는 성탄트리를 파라다이스라고 부른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기 위해서는 두가지 조건이 있는데 첫째가 어떤 나무이든 상관없으나 살아있는 나무라야 하고 둘째는 값진 것으로 장식하면 된다. 이는 생명의 나무에서 결실되는 새 생명은 고귀하다는 것을 뜻한다.
구유
보잘것 없는 말구유지만 해마다 성탄절이 돌아오면 가장 가정과 성당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구유를 만드는 풍속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에 의해 시작됐다.
1223년 성 프란치스코가 신자들에게 성탄의 의미를 실감나게 전해주기 위해 이탈리아의 그레치오라는 곳의 교회동굴 앞에 베들레헴의 외양간을 본뜬 마굿간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구유의 모습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 변함이 없는데 모든 사람이 아기 예수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표현은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이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