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조사했나
역사학자 등 선정위원회 결성
7~10월 1차 50명 선정
11~12월 최종 10명 봅아
가톨릭신문은 지난 7월부터 6개월간에 걸쳐 「20세기를 빛낸 가톨릭인물」을 선정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이 작업은 20세기 100년동안 태어난 인물이나 살았던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미 선종한 인물은 물론 핸재 생존해 있는 사람도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한국교회에 영향을 미친 가톨릭인물의 경우 한국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활동하며 우리나라 교회에 영향을 미친 외국인 신자들도 그 선정 대상으로 하기로 했다.
교회사 전문가가 포함된 1차 선정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사전작업을 통해 20세기 「교회에 영향을 미친 인물」을 국내, 국외에 걸쳐 각 50여명씩을 선정한 바 있다. 이 5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한달여에 걸쳐 특별히 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10인을 다시 추려내는 2차 선정작업을 벌였다.
교회사 전문가를 포함한 역사학자 64명과 각 부문별 전문가 43명 등 전문가집단 107명을 대상으로 이미 선정된 50인을 예시로 제시해 서면과 전화로 선정작업을 벌였다. 또한 예시 외의 인물 중에서도 나름의 기준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게 했다.
전문가집단 중 모두 61명이 응답해왔으며 이들 중에는 10명 이상을 복수응답으로 제시한 이들도 있었으며 국외인물의 선정에 곤란을 느껴 이를 제외한 이들도 더러 있었다.
「세계교회에 영향을 미친 인물」에는 50명이 선정해 첫째로 꼽힌 마더 데레사 수녀를 필두로 꼴베 신부(35), 교황 요한 23세(33), 교황 요한 바오로 2세(31), 로메로 대주교(29) 등이 5위권 안에 들었다.
그리스도인 뿐 아니라 비그리스도인들에게도 「사랑의 화신」으로 알려진 마더 데레사와 꼴베 신부가 나란히 전문가가 선정한 인물 1, 2위를 차지한 것은 사랑의 대명사로 알려진 교회의 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5위로 꼽힌 로메로 대주교와 7위 헬더 까마라 대주교, 9위 구티에레즈 신부, 10위 신학자 칼 라너 등 교회의 사회 참여를 외쳐온 교회 인사들이 대거 10위 안에 선정돼 이채를 띠고 있다.
전문가 27인이 답해 6위를 차지한 케네디 대통령의 경우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았으나 가톨릭 신자 대통령으로서 교회의 위상을 전세계에 드높여 상위를 차지했다. 얼마전 선종한 돔 헬더 까마라 대주교는 27명의 전문가가 꼽아 공동 6위를 차지했으나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몰렸다. 이는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섰던 대주교의 삶이 큰 인상을 남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화인으로는 유일하게 26표를 얻은 샤르뎅 신부가 8위로 10위권 안에 들었다. 이는 달리 말해 문화적인 면에서는 우리 교회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학에 비판적 기능을 부여한 구티에레즈신부(25) 와 개방과 대화의 정신으로 제2차 바티칸공 의회의 바탕을 마련한 칼 라너 신부(23) 등 신학자 2명이 나란히 9위와 10위를 차지한 면도 눈여겨볼 만하다.
애초 50인으로 선정된 이들 중에는 교황 바오로 6세와 비오 11세 등 7명의 교황이 들어있었으나 조사결과 10인에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개최한 교황 요한 23세와 종교간 화합을 외치며 그 어느 때보다 활기 넘치는 교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현직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2명만이 꼽혔다. 특히 세계 교회의 경우 생존 인물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유일하게 꼽힌 점이 이채롭다. 아울러 전세계 교회사에 영향을 끼친 인물로 선정된 이들 대부분이 교회의 사회참여를 몸소 실천했거나 이론적으로 정립한 이들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또 국내, 국외를 통틀어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케네디 전 대통령이 꼽힌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세계교회에서 케네디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성직, 수도자라는 점은 숙고해볼 필요가 있는 면이다. 이는 달리 말해 유명 평신도들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이들의 영향력이 전세계교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 마더 데레사 - 사랑·봉사의 영원한 성자
마더 데레사(Teresa·Agnes Gonxha Bojaxhiu·1910-1997) : 수녀. 인도 캘커타의 빈민촌을 찾아 들어가 「사랑의 선교회」를 만들고 죽을 때까지 가장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며 살았다. 인류에게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일깨워 영원한 성자로 남아있다. 그리스도인이란 「자신을 기쁘게 내어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타인의 고통을 나누는 일에 투신했다. 그리스도인이 진정 사랑하기를 원한다면 용서하기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9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 꼴베 신부 - 나치下 사랑나눔 실천
꼴베(Maximilian Kolbe·1894-1941) : 신부. 나치의 광폭한 압제에도 굽히지 않고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생면부지의 사람을 대신해 보름을 굶주리다가 독약주사를 맞고 죽음을 맞은 사랑의 화신으로 불린다. 1930년 일본선교를 위해 나가사끼에 건너가 「원죄없으신 성모의 기사」일본판을 창간하고 그 편집발행에 종사하고 31년에 일본에 「원죄없으신 성모의 마을」을 건설했다. 36년 폴란드로 귀국, 출판사업을 지휘해 「원죄없으신 성모의 기사」를 100만부 이상 발행하기도 했다.
■ 요한 23세 - 제2차 바티칸공의회 소집
요한 23세(Joannes 23·1881-1963) : 교황. 1962년 역사적인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해 모든 그리스도교인의 일치라는 궁극적인 목적에서 교회의 신앙생활을 쇄신하고 그 가르침과 조직을 현대에 맞도록 개혁한다는 취지를 펼쳤다. 1960년 교회 일치 촉진을 위한 사무국을 개설하고 61년에는 세계교회협의회 총회에 처음으로 가톨릭의 대표로 참가했다. 비그리스도교 종교들과의 대화를 꾸준히 모색해 비가톨릭 인사들을 공의회에 초대하는 등 일련의 쇄신을 이뤘다.
■ 요한 바오로 2세 - 활기 찬 교회 모습 구현/strong>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2·1920-) : 교황. 「노동자의 추기경」으로 불리다 사상 초유의 공산국가 출신의 교황이 됐다. 그 어느 세기보다 활기 넘치는 가톨릭 교횔르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을 진중히 따르고 실천할 것을 약속, 신자들에게는 기본교리에 충실할 것을 촉구했다. 모든 불의와 차별로 억압당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낼 것을 천명해 오늘의 교회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 로메로 - 폭력과 억압에 저항
로메로(Oscar Cmulfo Romero·오스카 아르눌포 로메로·1917-1980) : 대주교. 권력자들의 폭력과 억압에 저항해 싸우다 80년 3월 24일 미사를 접전하던 중 저격병이 쏜 총탄을 맞고 순교한 엘살바도르의 정신적 지주이다.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는 데 있어 기준은 실제 상황 안에서의 적응과 연관성이라고 보았다. 『교회는 민중과 더불어, 민중은 교회와 더불어』를 천명하며 교회를 옹호하고 억압받고 학대당하는 민중의 편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시대의 징표를 읽는 사목자의 길을 걸었다.
■ 케네디 - 美 최초 신자 대통령
케네디(Kennedt, John Fotzgerald·1917-1963) : 대통령. 미국 최초의 가톨릭신자 대통령으로 미국사회에서 가톨릭의 위상을 높여 놓았다. 1946년에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용감한 사람들」이라는 책으로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1961년에 대통령에 당선되어 뉴 프론티어 정책을 내걸고 동서관계의 개선에 노력해 미국과 소련간의 평화공존의 길을 열었다. 또 인종차별을 없애는 인권 법안을 만들고 후진국들에 대한 원조를 실시하는 등 활기찬 정책을 추진했다.
■ 까마라 - 독재와 재벌에 맞서 싸워
까마라(Dom Helder Camara·돔 헬더 까마라·1909-1999) : 대주교.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한 비폭력 운동으로 독재정권과 재벌의 경제독점에 맞서 싸움으로 브라질 교회의 위상을 새롭게 했다. 빈민운동을 통해 중남미 해방신학의 기초를 다졌다. 폭력을 퇴치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한다면 폭력의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면서 「정의·평화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철두철미하고 공개적으로 군사정권의 인권침해행위를 비난해 「붉은 주교」로 알려지기도 했다.
■ 샤르뎅 - 과학과 신앙의 일치 모색
샤르뎅(Teihard de Chardin·떼이야르 드 샤르뎅·1881-1955) : 신부. 세속주의와 종교무관심주의가 증가하는 원인을 현대 세계의 요청에 대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교회의 탓이라고 보고 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자연과학의 입장에서 신앙과 「세계 종교」의 일치 조화에 크게 기여했다.
우주는 4단계 발전을 한다고 주장하는 진화론을 펼쳐 과학과 신앙간의 일치를 모색했다.
■ 구티에레즈 신부 - 신학에 비판 기능 부여
구티에레즈(Gustavo Vuitierrez·1928~) : 신부. 해방신학을 통해 자유로운 인간들의 공동체를 꿈꾸었다. 기성 신학에 대한 체험적 반성을 통해 신학에 비판적 기능을 부여했다. 가난한 이들은 사회의 한 계층이면서 동시에 「하느님 말씀의 운반자」라는 새로운 전망에서 가난한 이들을 바라보며 해방신학의 창시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페루 가톨릭학생운동의 전국 지도신부로서 난국을 직접 체험하며 교회를 종교적, 세속적인 두 개의 세계, 역사로 보지 않고 「세상에 봉사하는 하나의 교회」로 보았다.
■ 칼 라너 신부 - 20세기 최대의 신학자
라너(Karl Rahner·칼 라너·1904-1984) : 신부. 신학자. 20세기 최대의 신학자로 알려지고 있다. 공의회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개방과 대화의 정신으로 교회 안팎의 벽을 헐어내는데 기초를 제공, 비그리스도인과 비가톨릭인이 함께 하는 공의회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심리학 교육학 사회학을 통합한 사목 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교회의 고전적 가르침 안에서 하느님은 모든 인간의 마음 안에서 양심의 소리로써 말씀하신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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